MIT 소자 생산용 8인치 대면적 웨이퍼를 들고 있는 김현탁 박사.(사진=ETRI 제공)
가정용이나 산업용 전자기기의 다양한 스위치와 센서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Mott-MIT) 소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대면적 웨이퍼(wafer) 제조기술이 개발돼 상용화의 길이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4일 ICT소재부품연구소 김현탁 박사팀이 실리콘 기판 위에 MIT 물질 박막을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MIT 소자 2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8인치 대면적 MIT 웨이퍼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트-MIT는 구조상 전이 없이 부도체가 금속으로, 혹은 금속이 부도체로 불연속적으로 바뀌는 현상인데, 194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모트 교수가 처음 이론을 제시했고, 지난 2005년 김현탁 박사가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연구진은 이후 MIT 물질로 전자소자를 제작해 상용화하는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이를 가정용·산업용 전자기기·설비에 쓰이는 전자개폐기·차단기에 적용해 크기와 가격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기존 2인치 MIT 박막 웨이퍼와 8인치 MIT 소자 웨이퍼의 비교 모습.(사진=ETRI 제공)
하지만, 연구용으로 생산해온 기존 MIT 소자 생산용 웨이퍼는 지름이 2인치에 불과해 MIT 소자를 1만 6000여 개밖에 만들 수 없는 만큼, 가격이 비싸고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전자개폐기용 MIT 소자 기술을 이전받은 ㈜모브릭과 함께 질화알루미늄(AlN)을 이용해 값싼 실리콘 기판 위에 MIT 박막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8인치 대면적 MIT 웨이퍼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8인치 대면적 MIT 웨이퍼 하나로 MIT 소자 20만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생산단가 절감을 통해 비교적 값싸게 소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
ETRI 김현탁 박사는 "MIT 소자는 앞으로 고효율 스마트 전력트랜지스터(HTR), 화재감지기·센서, 조도 센서, 전력도선이나 리튬이온전지 파워소자의 발열 관리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과 접목해 고부가가치 MIT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응용물리 및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머트리얼스'(Applied Physics Letters Material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