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개표방송 화면 캡처. 사진 속에 도산 안창호(앞줄 가운데) 등 1919년 임시정부 수립 당시 주요인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SBS가 4·13 총선 개표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1919년 수립된 상하이 임시정부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를 전후해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법통을 임시정부가 아닌 1948년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커다란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정부·여당이 현행 헌법에도 명시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부분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시청자들은 지상파인 SBS의 이번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총선 투표가 마무리된 지난 13일 오후 6시부터 본격적으로 방송된 SBS 개표 방송 '2016 국민의 선택'에서는 후보자들의 투표율 등을 소개하면서, 그 배경으로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담긴 사진을 내보냈다.
한 마리 나비가 당시 임시정부 청사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비추는 장면도 여러 차례 연출됐으면, 위에서 언급한 헌법 전문이 화면에 등장하기도 했다. 투표가 치러진 이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지 97년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이를 접한 시청자들은 SNS를 통해 "SBS 선거 개표 방송 보는데 선거일이었던 4월 13일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이라고 알려 줌(@Na*****)" "와, 진짜 SBS 개표방송 재밌었다. 뭔가 언론의 자유가 돌아오는 느낌이라 너무 좋았다. 나비에 의미 부여하는 건 내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임시정부수립일 얘기도 멋졌어(@si*****)" "실제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임시정부 실내(가봐서 안다). 그 안을 날아다니는 -희망을 상징하는- 흰 나비. 그리고 그 무게를 명심하라는 듯한, 오버랩 되는 당선자들. SBS 국민의 선택은 여러모로 대단했다(@ar*****)" 등의 호평을 내놓고 있다.
역사 강사인 심용환 깊은계단&5분인문학 대표는 14일 "SBS가 (대한민국의 법통이 상하이 임시정부에 있다는 점을) 방송에 지속적으로 내보냈으니 의지와 성의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그 꼭지 마지막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말이 나올 때는 뭉클했다"고 평했다.
이어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3·1운동 이후 발전해 온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힘이 존재하는구나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했던 선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