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위메프, 티몬 등 국내 3대 소셜커머스의 적자가 지난해 8천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커머스 중 선두주자인 쿠팡은 지난해 5천억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다. 위메프와 티몬도 각각 1400억이 넘는 적자를 냈다. 전례 없는 온라인 쇼핑몰의 적자경영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이들은 배송 등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쿠팡 5천4백억, 위메프 티몬 각각 1천4백억
쿠팡 운영사 포워드벤처스는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조1천337억5천만원의 매출과 5천4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4천억 적자보다 늘어난 것.
쿠팡은 천문학적인 적자 폭보다는 1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난 매출 규모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쿠팡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서는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며 "2014년 매출(3천485억원)의 약 3.3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위메프도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165억원에 영업손실 14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290억4200만원 영업손실 대비 약 4배 이상으로 적자폭이 늘었다.
티몬도 위메프와 비슷하게 지난해 1400억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다. 티몬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1959억원의 매출(영업수익)과 141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24% 늘었지만 영업 손실 규모 역시 246억원이나 늘었다.
소셜커머스 3개사의 적자 합계는 8천334억이다.
유례가 없는 적자 확대에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업체들은 배송 시스템이나 물류 확장을 위해 계획된 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 측은 대규모 적자에 대해서는 "물류와 로켓배송 등을 위한 선제적 투자 비용이 적자의 약 89%를 차지한다"며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쿠팡은 현재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도 양호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쿠팡의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100)은 152%로, 현대차(147%)·롯데쇼핑(138%)·GS리테일(120%)·인터파크(175%)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사실 창업 2년만에 흑자를 달성한 바 있는데, 이에 만족하고 흑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면 중소 인터넷 쇼핑몰로 남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과 고객에 획기적 경험을 주기 위해 다시 도전했고, 앞으로 일정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도 늘어난 적자에 대해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략적 마케팅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몰 무한경쟁 치열…내수시장 한계에 우려 높아
업체들의 표정관리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적자 폭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내수 시장이 한정돼 있는데다, 대기업 기반의 유통업체가 온라인몰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내부 경쟁이 치열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이상적으로는 미국의 아마존 그룹처럼 적자 경영 속에서도 몸집을 최대한 키우면서 투자금을 회수해 나가야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한정돼 있는데 유사 경쟁 업체가 너무 많다는 점이 악재가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최저가 전쟁'을 선포하며 쿠팡을 겨냥해 온라인몰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쿠팡과 위메프, 티몬 3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여기에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과도 경쟁해야한다.
소셜커머스가 매출을 더 끌어올리고 투자금 회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온라인몰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장에서 재편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비슷한 상품으로 10원, 100원대의 가격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