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외교' 문서 공개 |
▶ 潘 총장도 80년대에 DJ 동향 보고 ▶ 5共, 재미교포 내 종북세력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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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의 독재가 정점으로 치닫던 1985년 정부가 해외 교포사회의 민주화 운동을 '친북'으로 낙인 찍고 탄압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외교부는 17일 생산된 지 30년이 지나 비밀해제 된 1985년도 외교문서(25만여 쪽)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외무부는 85년 9월 작성한 '재미교포 사회내 제2 조총련세력 형성 방지 대책'이란 제하의 문건에서 재미교포 사회내의 '친북세력 조직화'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건은 "(북한이) 이북 연고 교민의 방북 주선, 교포청소년을 대상으로 친북사상 주입 등 교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나아가 조총련과 같이 친북세력을 재미교포 사회에도 부식시키려 하고 있음"이라고 기술했다.
당시 북한이 미국 국적 한인동포의 방북 초청 등을 통해 친북세력을 확대하려고 시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같은 해 4월 전두환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재미교포 사회가 반독재·민주화 시위를 벌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건 작성자인 외무부도 당시 정책 수립 경위에 대해 '대통령 각하 방미시 재미교포 사회내 제2 조총련 세력 형성 방지 지시'라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외무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재미교포 친북화 방지를 위해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했다.
관계부처간 협조를 원활히 하기 위해 '재외국민 정책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침을 세우는 한편 외무부 재외국민 담당 인력을 늘리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재외공관 활동으로는 교민 선도 담당영사를 별도를 지명하고, 교포사회 내 '불순인물'과의 혈연과 학연 등을 고려해 '순화 대상 인물'을 할당하기도 했다.
같은 교포라도 불법체류자를 선별 구제하거나 여권 유효기간을 사례별로 연장해주는 등의 조치로 분리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반정부 인사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격인 '신상카드'를 작성, 비치하도록 했고 능동적으로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 '전향 유도'를 계획했다.
또 전향이 불가능한 인물은 교포사회에서 '고립화'함으로써 '반한단체조직'의 와해활동을 강화하도록 했다.
다만 교포사회 친북화 방지 대책은 한인단체나 교포 2세 청소년들의 모국 방문 기회 확대 등 모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긍정적 역할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