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중령이 부하 성희롱 사건으로 전역 명령을 받자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군의 재량권을 인정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자료사진)
육군 중령이 부하 성희롱 사건으로 전역 명령을 받자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군의 재량권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호제훈 부장판사)는 이모 중령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전역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령은 2014년 6월 손금을 봐준다며 여성부하인 A 중위의 손을 만지기 시작해 볼링 교습을 이유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고, 식당에서는 탁자 밑으로 몰래 허벅지를 쓰다듬기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강등 징계를 받았다.
A 중위의 모습 등을 여러 차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거나 스마트폰 메신저로 "귀엽다", "예쁘다"는 등 그 해 11월까지 추근거린 것도 그의 징계 사유였다.
육군본부 전역심사위원회는 "고급장교로서 품성과 자질이 부족해 더 이상 임무가 불가하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3월 이 중령에 대해 전역을 의결했다.
이 중령은 A 중위가 성적 굴욕감을 느끼지 않았고 자신은 허벅지를 만진 일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현역복무 부적합 여부 판정은 군에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설령 징계사유인 성희롱이 아니라고 해도 현역복무 부적합자 기준은 군 조직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판정할 수 있어 곧바로 전역 처분이 위법해지는 건 아니라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이 중령이 허벅지를 만진 것은 심한 것 같다'며 A 중위에게 동석 목격자가 보낸 문자메시지와 A 중위가 다른 상급자에게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 점 등을 근거로 "부서장이 부서원들에게 가질 수 있는 관심과 애정의 표시 정도로 보기 어렵다"며 "현역복무 부적합 사유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