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고객님 잘못 계산된 부분 잘 처리됐습니다""그래? 아유~ 예쁘기도하지. 내 볼에 뽀뽀 좀 해봐. 이뻐서 그러는데 뭘 그리 놀라? 목이 하얘서 목걸이 하면 이쁘겠어"사례2)"진열상품은 50% 세일이에요. 지금 동시 세일이라 좋은 가격의 상품이 많습니다.""그럼, 아가씨도 세일하나?"
(사진=롯데그룹 제공)
위 대화는 롯데그룹이 20일 발간한 '당신 마음 다치지 않게(부제:고객과 직원이 모두 행복한 서비스 가이드)'라는 책에 수록돼 있는 롯데 계열사 여직원들이 현장에서 겪은 성희롱 사례이다.
책자에 따르면 롯데 계열사 상당수 서비스직 종사 직원들은 고객의 폭언이나 성희롱으로 수치심을 느끼거나 신체적 위협이 되는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한 젊은 여성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뒤 "크림을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매장 직원이 "고객님 저희 매장에는 크림이 없습니다만, 우유를 좀 넣어드릴게요"라고 말하자 여성은 "이것들이 고객 말이 말같지 않아? 당장 크림 안주면 여기 사무실 쳐들어가서 다 죽여버릴거야"라고 소리치며 뜨거운 커피잔과 쟁반을 바로 앞 직원들에게 던졌다.
영화관 엘리베이터가 안 온다며 사무실로 찾아와 행패를 부린 고객에게 야근 중이던 매니저와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책자를 펴낸 롯데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현장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고충과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상황별 대응 방법도 조언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상품 상담·문의 과정에서 명백한 성희롱 행위가 드러나면 "고객님 업무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자제해주십시오. 지속적으로 말씀하시면 상담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로 폭력으로 대응하지 말고 매니저 등 책임자, 안전요원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라면 당연히 경찰서나 파출소에 신고해야 한다. 향후 법적 처리는 회사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적 불이익을 염려해 신고를 꺼릴 필요가 없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직원들이 고객의 언어·물리적 폭력으로 심리적 상처를 입었을 때 우울감에 빠지거나 자존감을 잃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는 노하우도 알려준다.
롯데는 책 1만권을 고객 대응 직원과 서비스 담당 임직원에 배포했다. 롯데기업문화개선위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 개정판에 반영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 제도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