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열차 탈선 현장. (사진=제보자 홍모씨 제공)
전남 여수 열차 탈선 사고의 원인이 과속으로 드러난 가운데 감속 지시 지점을 놓고 코레일 본부 관제사와 생존한 부기관사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사고 지점이 직선 구간이었던 만큼 관제 시스템 상의 허점이나 선로 상의 문제 등 다른 가능성에 대해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경찰과 코레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 위치한 중앙관제시스템 담당자는 '율촌역에서의 선로변경에 따른 감속을 지시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생존한 부기관사는 '율촌역 다음인 덕양역에서 전환하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는 관제센터와 기관실 간의 무전 내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밖에 블랙박스와 사고 선로 조사 등을 통해 또 다른 사고 원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어 추가적인 원인이 나올지도 주목되고 있다.
또 통상 기관사가 운행을 해야함에도 부기관사가 운행을 맡은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앞서 22일 새벽 3시 50분쯤 여수엑스포역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율촌역 진입 2㎞를 앞둔 지점에서 탈선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 양모(53) 씨가 숨지고 승객 등 8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거나 귀가했다.
사고 열차는 전날 오후 10시 45분쯤 용산역을 출발해 여수엑스포역으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사고 당시 열차에는 기관사와 승객 등 총 27명이 타고 있었다.
전남 여수 율촌역 인근 열차 탈선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열차 기관실을 덮고 있다. (사진=최창민 기자)
열차는 8량 중 4량이 선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잔디 위에 드러눕거나 뒤집혔고 현재는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과속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무정차역인 율촌역에서 선로 변경 운행 중 시속 45㎞ 이하로 서행해야 하지만 현재로는 120㎞ 이상으로 운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초 과속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관제사와 생존한 부기관사 간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철도청은 저녁 10시쯤에야 복구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버스 등 대체 운송수단을 마련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