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합의추대론'이 수그러들면서 대신 '전당대회 연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란 브랜드를 갖고 정국을 성공적으로 리드하고 있는 김 대표 체제를 좀 더 이어가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그 배경에 깔려 있다.
김 대표가 4·13 총선 이후 '경제 드라이브'를 걸며 안착하자 일각에서 김 대표 합의 추대론이 나왔지만 민주적 절차에 어긋난다는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지난 22일 저녁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나 '당 대표 추대가 (당의 분위기상)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사실상 동의의 뜻을 밝혔다. 경선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도 "당권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추대도, 경선도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의 배경인 '김종인 역할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성공적인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의 선봉장으로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이후 이슈를 주도해나가고 있는 김 대표의 역할이 아직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류 속에 전당대회를 최대 문재인 전 대표의 임기였던 내년 2월 정도까지 연기하해 비대위 체제를 연장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노로 분류되는 더민주 전재수 당선자(부산 북강서갑)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라는 민심의 항해를 끝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이라면서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이슈들이 제시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경제 이슈들을 가져가야 할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김진표 전 원내대표 역시 "국민이 우리에게도 따끔한 회초리를 때려서 호남 민심을 떠나게 하고 정당투표 3등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면서 "김 대표가 당권을 잡은지 두 달 남짓인데 당의 여러 문제를 쇄신하는데 좀 부족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면서 전대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홍영표 의원도 "지금 비대위 체제에서 빨리 당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이번 총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먼저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토대 위에서 전대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계파갈등을 피하면서 '유능한 경제정당' 이미지를 좀 더 확고히 굳히자는 것이다.
하지만 전대 연기론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권에 도전하려는 주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전대 연기는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송영길 당선자(인천 계양구을)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전대를 연기하면 계파갈등의 불씨를 키우는 것이고, 김종인 대표는 (다른 형태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역할을 해 나가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