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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시기에?" 부산 북구청장 외유성 해외 출장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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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시기에?" 부산 북구청장 외유성 해외 출장 빈축

    구청 직원들, "여당 기초단체장의 야당 국회의원 당선인 길들이기?"

    부산 북구청장이 총선 직후 장기간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송호재 기자)

     

    이번 총선에서 최초로 야당 국회의원이 선출된 부산의 한 지역구에서, 여당 기초단체장이 선거 직후 장기간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4.13 총선이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 18일, 황재관 북구청장은 공무원 3명과 함께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부산시의 서부산개발로드맵에 맞춰 북구가 야심 차게 기획하고 있는 '강변도시조성사업'의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연계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나이가라 폭포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헬기투어와 제트보트 수상 레저 산업 견학 등 외유성 일정이 대부분이다.

    또 단 4명이 가는데 소요되는 경비가 2000만 원이나 돼, 보통 공무원 출장 비용과 견줘 30% 이상 높다.

    특히 출장을 떠난 4명 중 1명만이 강변도시조성사업의 주무부서인 '창조도시재생단' 소속이라 구성원도 구설에 올랐다.

    북구청 A직원은 "해외 출장에 드는 비용이 비싸 주무부서 실무진들이나 보다 많은 토목·건설 관련 시설직 공무원들이 가서 보고 배워오는 게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며 "왜 출장인원 4명 중 3명이나 구청장과 행정직 고위 간부, 수행 비서가 차지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출장 기간에 북구의 동별 감사가 이뤄지고 있어, 작은 집에서 감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큰 어른이 오랫동안 집을 비워서 되느냐 식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B 공무원은 "통상 총선 다음 주에는 당선인과 구청장의 면담이 이뤄지는 게 관례인데, 여당 기초단체장이 야당 국회의원을 길들이려고 일부러 피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선인 캠프 관계자가 면담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 18일 구청을 방문했지만, 갑작스러운 출장 소식에 전 당선인은 야당 당선인 중 유일하게 지역기초단체장을 만나지 못한 당선인 됐다.

    전 캠프 관계자는 "당선인이 하루 빨리 지역 현안들을 챙기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격려하기 위해 구청을 돌아보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집주인을 만나지도 않고, 구청을 돌아다닐 수는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정치인은 "구청장과 출장을 같이 간 공무원이 이번 총선 기간 지역 내 주민들에게 '여당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돼, 이 사실을 확인하려고 해도 당사자가 한국에 없으니 유야무야 넘어갈 것 같다"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한편, 북구청 관계자는 "이번 출장 일정은 총선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며 "강변도시조성이 부산시와 연계된 큰 사업인 만큼 총책임자인 구청장이 우선 출장을 가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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