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검찰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단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 가운데는 10대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검찰 등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로 돈을 가로챈 총책 이모(20) 씨 등 18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7명을 쫓고 있다.
이 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중국 다롄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화금융사기를 통해 모두 34명으로부터 11억 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검찰을 사칭하는 검찰팀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금융기관팀으로 조직을 나눈 뒤 전화금융사기를 통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안전계좌로 돈을 송금하라"거나 "사용 중인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 등의 말에 속아 돈을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대출이 필요한 급박한 심리 때문에 돈을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 가운데는 20~30대는 물론 10대 9명이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총책 이 씨의 선·후배들로 "돈을 많이 버는 취업을 소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이 씨 등은 조직 내 이탈을 막기 위해 가족을 다치게 해도 좋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것은 물론 검거에 대비해 따로 사전에 교육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세호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중국에서 입국하지 않은 피의자는 인터폴 공조를 통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전화금융 사기를 암시하는 등의 구인광고가 게재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