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초 열 예정인 7차 노동당 대회에 중국이 축하 사절단을 파견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북한이 36년만에 열기로 한 노동당의 최대행사인 만큼 악화된 북중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김정일 시대까지만 해도 북한 노동당의 형제당으로 주요 행사때마다 고위층의 상호 교류가 있었다.
또 북한에 있어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이번 노동당 대회를 통해 중국과 관계개선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지난 1980년 열렸던 6차 노동당 대회에는 당시 권력서열 4위였던 리셴녠(李先念) 국가부주석이 축하사절로 대회를 참관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노동당 대회 준비상황을 보면 북한이 중국측에 고위층의 파견을 요청한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의 노동당 관계자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측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모란봉악단이 베이징 공연을 위해 방문했을 때가 마지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공연은 공연시작 직전 돌연 취소됐고 당시 대표적인 북한통인 왕자루이 공산당 전 대외연락부장이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공연단이 평양으로 돌아오면서 오히려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하면서도 중국에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이후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에 찬성하며 대북제재에 동참했고 북한은 이같은 중국의 입장에 대해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원유공급 등 경제적 지원이 끊기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북중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이 이번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북중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측 인사를 초청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통해 초청의사를 전달할수도 있지만 이는 외교 관례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외교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중국 지도부 가운데 북한통으로 꼽히는 인사로는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권력서열 3위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들수 있다.
장 상무위원장은 김일성 종합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연변조선족자치주 당 서기를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꼽힌다.
그러나 장 위원장과 북한의 인연은 김정일 시대의 얘기고 김정은 시대에는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
오히려 장 위원장과 성도 같고 김일성대 경제학과 동문이었던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북한과 관계가 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측 인사로는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에 참석했던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최고위 인사였다.
그는 권력서열 5위다.
북중관계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된 상황에서 중국이 류윈산 상무위원보다 높은 급으로 축하사절단을 보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으로는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은 지난해 11월 오랫동안 대외연락부장을 맡았던 왕자루이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지난 12년 동안 대외연락부장을 맡았던 왕자루이는 북중관계의 고비 때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해결사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은 류윈산 상무위원이 지난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대표단으로 함께 평양을 방문했었지만 북한과 특별한 인연은 없는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대외연락부장을 맡은 이후로는 북한을 방문한 적도 없다.
하지만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은 시진핑 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분류돼 그가 평양에 방문하게 된다면 김정은에게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쑹타오 대외연락부장까지도 참석하지 않는다면 평양에 있는 외교사절이 참석하는 형식으로 리진쥔 주북 중국대사만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이 현재 다른 나라들에 대한 초청외교를 벌이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2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라오스 등 동남아 우방국을 방문한 것 이외에 현재까지 뚜렷한 당 대회 초청 외교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7차 노동당 대회는 외빈의 참석이 없는 북한 내부 행사에 그치게 되고 북중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