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해운업과 조선업을 경기민감업종에 포함시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업계는 26일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부가 해운업과 조선업계의 합병 가능성을 '시기상조'로 일축한데 대해서는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전일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측은 "채권단과 협의하에 자율협약이 개시되고 조속한 시기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측은 "이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단계인 만큼, 용선료 협상 등 자율협약의 주요 조건과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선을 다해 구조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측도 "내달까지는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하고 5, 6월에는 사채권자 채무조정을 진행하는 만큼 관련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 측은 "경영정상화의 핵심사안인 용선료 협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협상 시효로 제시된 다음 달 중순까지는 협상 완료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운업계는 특히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세계 해운동맹 재편과 관련해 정부가 공동 TF를 구성해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선업계에서는 추가 인력 감축 규모를 주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세부 내용이 뭔지 확인되면 여기에 맞춘 인원 감축 등 새로운 구조조정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것이 이미 알려진 3천명 감축 그 이상인지가 명확하지 않은데, 어쨌든 정부에서 합병이나 통합은 없다고 해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대중공업 그룹은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된 이날 긴급 담화문을 내고 "'수주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비용 절감 등 고통 분담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휴일근무와 연장근로 폐지 방침을 밝혔다.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인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현대미포조선 강환구 대표이사, 현대삼호중공업 윤문균 대표이사, 힘스 김재훈 대표이사, 현대E&T 이홍기 대표이사 등 5개사 대표들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이제 일감확보를 위해 중국 조선소와 경쟁해야 하며 가격, 품질, 납기 등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 일자리는 없어질 수 있다"며 "5월 1일부터 주말과 공휴일 등 휴일근무 폐지, 향후 고정 연장근로 폐지, 안식월 휴가, 샌드위치 휴가 등을 통한 연월차 촉진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사 대표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드리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회사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사가 정상궤도로 회복되면 고통 분담에 동참하신 임직원분들께 보상을 하겠다"며 회사 정상화에 협력과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담화문에는 인력 감축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고 다만 "조직, 인력, 관행 등 모든 것을 변화된 경영환경에 맞도록 원점에서 재검토해 시행하겠다"는 내용만 포함됐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최대 3천여명 안팎의 인력조정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