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측근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에게 '핵무장론'을 펴다가 제대로 일격을 당했다.
원 원내대표는 27일 방한한 아인혼 전 특보를 국회에서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 자신의 소신인 핵무장론을 설파했다.
그는 "북한이 계속 우리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국민 안전과 국가 안위를 위해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적인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한·미 군사협력 체계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합전력과 군사동맹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북한 도발에 대한 상당한 억지력을 갖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아인혼 전 특보는 원 원내대표의 발언 중간에 말을 끊은 뒤 "한·미 연합전력이 한국의 방위 필요성을 충족시켜주고 있다면서 왜 자체적인 억지력 추구를 원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특히, "한국이 독립적인 핵 억지력을 구축하려고 할 경우 상당한 대가를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원 원내대표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전날 '아산 플래넘 2016'에 참석해서도 "한국이 핵무장으로 얻게 될 인센티브는 아주 아주 적다"며 "오히려 핵 역량 보유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금전적 비용뿐 아니라 (원전 가동 등) 에너지 분야에서 부담이 되며 한·미 상호 방위조약에도 금이 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원 원내대표가 여당 내부에서조차 반발 여론이 큰 '핵무장론'을 미국의 유력 외교·안보 관계자에게 설파하다 일격에 'KO패'를 당한 셈이다.
아인혼 전 특보는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과 함께 '힐러리 사단'의 외교·안보 브레인 3인방이며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해당 분야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