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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진통제 대신 필로폰"…밀수입 탈북자들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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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진통제 대신 필로폰"…밀수입 탈북자들 덜미

    "함경도산 필로폰, 두만강서 거래"…투약방식은 독특

    북한이탈주민(탈북자)과 중국동포(조선족)가 북한산 필로폰을 밀거래하고 투약하다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용일 부장검사)는 탈북자 필로폰 밀거래 사건을 수사해 적발된 25명 가운데 13명을 구속기소하고,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필로폰 810여g을 압수했다고 1일 밝혔다.

    탈북자들은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과 연계해 북한산 추정 필로폰을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팔거나 투약한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북한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이 국내에서도 밀수된 필로폰을 투약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북한 함경도산 필로폰, 두만강서 거래"

    검찰에 따르면, 탈북자 최모(53)씨는 두만강 접경지역에서 북한 주민을 만나 북한산 추정 필로폰을 구입한 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 사이 필로폰 140g을 밀수입해 대부분을 팔았다.

    탈북자 조모(58)씨도 중국 단둥에서 중국동포 백모(54)씨로부터 “북한산 필로폰이 들어왔으니 팔아달라”는 말을 듣고 지난해 91g의 필로폰을 매수한 혐의 등이 있다.

    조씨는 검찰조사에서 “최씨로부터도 ‘북한산 필로폰을 구하러 중국 장백에 왔다. 북한 사람이 필로폰을 가지고 두만강을 건너왔는데 매수 자금이 필요하니 빌려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약초판매상인 중국동포 김모(50)씨는 중국 단둥에서 탈북자로부터 북한산 추정 필로폰 805g을 건네받아 도라지 상자에 숨겨 국내로 들여오기도 했다.

    적발된 이들 탈북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북한 함흥, 청진 등 함경도 지역에서 생산된 필로폰이 신의주-단둥을 잇는 기차를 통해 운반되거나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 브로커를 통해 두만강 주변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서 필로폰이 제조되고 있다는 진술이 탈북자들에게서 있었다"고 말했다.

    ◇ "북한에서는 진통제 대신 필로폰"…'돌비늘' 투약방식은 독특

    이들 탈북자가 필로폰을 투약한 이유는 북한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탈북자 최씨는 부인과 함께 ‘몸이 아프다’며 필로폰을 투약했고, 조씨는 아들과 별다른 이유도 없이 투약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방송에 출연해오던 탈북자가 투약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은 "북한은 약이 부족해 몸이 아픈 경우 필로폰을 진통제처럼 투약하고, 경조사 때 돈 대신 필로폰을 주는 등 필로폰 취급이 일상적이어서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탈북자들이 진술했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일명 '돌비늘'로 불리는 운모를 사용해 필로폰을 가열해 투약하는 북한에서의 독특한 방식이 있는 것으로 검찰수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순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산 필로폰으로 중국산 필로폰이 둔갑한 범행도 적발됐다.

    탈북자로 사칭한 중국동포인 최모(30)씨는 “마약사범들에게 북한산 필로폰의 각성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 북한산 필로폰을 찾은 경우가 신분을 속였다”고 한다.

    최씨는 중국산 필로폰 1g을 15만~20만 원에 산 뒤 북한산이라고 팔면서는 1g당 50만 원씩 받아 챙겼다.

    검찰은 “탈북자들은 주로 국내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탈북자 등과 필로폰 거래를 하는 정황이 뚜렷하고, 필요하면 중국동포와 연계해 거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서 투약 경험 때문에 큰 죄가 되는 줄 몰랐다고 진술하는 만큼 중독성과 위험성을 알려 범행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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