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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자, "이 야생의 에너지가 그대를 통해 춤으로"

책/학술

    홍신자, "이 야생의 에너지가 그대를 통해 춤으로"

    신간 '자유를 위한 변명', "결혼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워진 면이 없지 않다"

     

    무용가 홍신자의 '자유를 위한 변명'이 23년 만에 개정 출간되었다. 홍신자는 27세의 늦은 나이로 뉴욕 무용계에 입문해 33세에 인도로 떠나 영적 스승 오쇼 라즈
    니쉬의 첫 한국인 제자로 들어가 구도의 춤을 추구했다.

    이 책에는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만 하는 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인생 역정이 담겨 있다.

    '자유를 위한 변명'은 늦은 나이에 무용을 시작한 동기,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가는 과정, 돌연 무용을 포기하고 인도로 떠나 매진한 명상과 구도, 무용가이자 명상가로서 인간의 몸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훈련,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생긴 자유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한다.

    고독, 죽음, 몸, 성, 사랑, 결혼, 임신, 출산, 살림, 종교 등 전반적인 삶의 조건들에서 어떻게 우리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진솔하면서도 파격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유가 곁에 있는데도 미처 그것을 보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이번 개정판을 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현재의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면에서 풍요로워지고 시대적 상황이 나 개인의 생활에서 자유로워지긴 했으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자유는 아직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감추고자 하는 자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웃음으로, 울음으로, 표정으로, 그리고 말과 글로 모두 쏟아내야 한다. 가슴에 빈 공간만 남기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빈 가슴으로 서로를 꼭 껴안는 것이다.(p.61)

    노래 부르고자 하는가? 그러나 그대 자신이 노래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삶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그대를 통해서 노래로 흘러나오게 하라. 춤추고자 하는가? 그러나 그대 자신이 춤춰서는 결코 안 된다. 삶의, 이 야생의 에너지가 그대를 통해서 춤으로 흘러나오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참된 종교의 길이요, 구도자의 자세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삶의 충만이며 영원의 세계에 사는 것이다.(p.87)

    누군가는 묻는다.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나는 다른 모든 일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결혼한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 결혼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워진 면이 없지 않다. 결혼이 무엇인지 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늘 가져야 했던 갈등과 환상으로부터 나는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이다.(p.236)

    무관심한 자의 손가락은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고, 증오만 남은 자의 그것은 엉뚱한 곳에 가 있다. 그러나 사랑으로 가득한 자의 그것은 언제나 정확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인생길을 영원히 헤매고 말 것이다.(p.296)

    입어야 하기 때문에,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욕망들이 확대 재생산된다. 궁극적으로 옷도 입지 않고 음식도 먹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우리가 바라는 것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으로, 최저한으로 간단히 소박하게 입거나 먹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내면적인 충만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외부에서 많은 것을 구
    하지 않아도 된다.(p.319)

    그저 하루 종일 하늘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수풀만 보고 있어도 완전한 깨달음이 오는 것 같다. 자연이야말로 스승이요, 구루요, 자신을 정확히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이제 더 이상 다른 스승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이 비록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 할지라도 그 스승의 넉넉한 품속에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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