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아파트 숲을 이룬 도시들. 우리네 삶의 공간은 어느새 70%가 아파트다. 1일(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아파트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불미스런 부정과 비리에 얽힌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의사표현을 두 번이나 했어요. 투표에 지고 사업 시행을 추진해 버렸어요. 다시 동의를 받지 않고…."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 해고를 둘러싸고 3개월째 천막농성이 한창이다. 경비원들과 상생하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입주자 대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은 44명의 경비원은 풍전등화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5, 6만 원이면 바꿀 수 있는 걸 가져다 75만 원씩 넣은 거예요."
5, 6만 원 정도의 보일러 부품이 75만 원으로 둔갑하는 일이 벌어졌다. 보일러 관련업을 20여 년 해 온 한 주민의 폭로로 밝혀지는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공사 계약서. 부품 가격을 정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하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사 자체를 부실로 보기 때문에."
하자 보수 한다고 아파트 외벽 재도장공사를 한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 외벽은 벌써 페인트칠이 다 벗겨지는 상황이다. 제대로 공사조차 하지 않았는데 하자 보수 비용은 지속적으로 나갔다. 그 기가 막힌 사연을 해결해 보고자 주민들이 나섰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9000여 단지 중 20%는 외부 회계감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취재 결과 관리비 횡령, 공사 수의계약 부조리, 관리규약 위반 등 다양한 아파트 비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비리는 왜 끊이질 않을까. 주택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각종 관리비 집행, 청소·경비·승강기 유지 등의 용역업체 선정, 주민운동시설 위탁 운영, 아파트 하자보수업체 선정 등의 권한을 가진다.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견제 없이 10억 정도 쓰는 일은 일도 아니라는데, 그들은 어떤 자격으로 입주자 대표가 됐을까.
입주자 대표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의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십억의 공사비를 집행·관리하는 입주자 대표들의 거래 대상자는 용역업체들이다. 한 용역업체 관계자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그들의 은밀한 거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대구의 한 아파트. 이곳에서는 아파트 관리 운영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주민과 입주자 대표는 서로 무엇이든 의논한다. 주민은 입주자 대표를 뽑는 것부터,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입주자 대표회는 모든 관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화합공동체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런 주민중심형 아파트는 새로운 아파트 관리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
아파트가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에서 SBS 스페셜을 통해 완장의 권력이 아닌, 민주적인 완장 역할로 주민과 화합하는 아파트 문화, 더불어 함께 살아갈 길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