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박찬욱 감독 '아가씨' 욕망의 용광로 빚어낼 명배우 4인방

영화

    박찬욱 감독 '아가씨' 욕망의 용광로 빚어낼 명배우 4인방

    왼쪽부터 배우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 조진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에게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였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해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도록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이다.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의 줄거리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사연 감춘 아가씨 김민희…연기파 배우 행보 정점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 김민희는 사연을 감춘 귀족 아가씨로 변신했다.

    지난 2012년 영화 '화차'에서 이름도, 나이도, 가족도 모든 것이 가짜인 의문의 여인 차경선 역을 맡아 "김민희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은 김민희다. 그는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로 공감을 자아낸 영화 '연애의 온도'에 이어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제16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희는 '올드보이' 강혜정,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임수정, '박쥐' 김옥빈 등 작품마다 전에 본 적 없던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 온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아가씨에서 김민희는 부모가 남겨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귀족 아가씨로 분했다. 귀족 아가씨는 후견인인 이모부의 엄격한 규율과 보호 아래 살아간다는 사실 외에 많은 것이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김민희는 거대한 저택에서 부모도, 친구도 없이 외롭게 자라 세상 물정에 무지하고 순진한 귀족 아가씨 역을 특유의 우아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욕망의 대상이 돼 곧 깨질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속내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아가씨의 모습은 김민희의 입체적인 연기가 더해져 팽팽한 긴장감을 품었다는 것이다.

    김민희는 기품 있는 귀족 아가씨를 표현하기 위해 25벌의 드레스와 다양한 디자인의 가체를 소화하는 등 내외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욱 감독은 "김민희는 아가씨의 이야기와 캐릭터에 아주 쉽게 공감했다"며 "시나리오를 같이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봐도 내가 덧붙일 말이 특별히 없을 정도로 아가씨 캐릭터를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전했다.

    ◇ 사기꾼 백작 하정우…강렬함과 나약함 사이 이중성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가는 배우 하정우는 극중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으로 새로운 변신을 선보인다.

    하정우는 강렬한 욕망과 나약한 인간미를 동시에 지닌 사기꾼 백작 역을 탁월한 연기력으로 소화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시작으로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등 다양한 작품에서 매번 새로운 변신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하정우다.

    지난해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에서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역을 맡아 1270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하정우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로 돌아온다. 나홍진 감독, 윤종빈 감독, 최동훈 감독과 작업해 온 하정우는 아가씨를 통해 박찬욱 감독과 처음으로 조우해 새로운 시너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가씨에서 하정우가 맡은 사기꾼 백작은 신분과 목적을 감춘 채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인물이다.

    여자를 유혹하는 탁월한 기술과 능수능란한 처세술을 지닌 백작으로 분한 하정우는 때로는 귀족 같은 젠틀함으로 한편으로는 능구렁이 같은 사기꾼의 면모로 극에 생동감 넘치는 재미와 스릴을 선사한다.

    아가씨에게 다가가 과감한 유혹을 펼치는 백작 캐릭터에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섹시함을 더한 하정우는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박찬욱 감독은 "백작은 관객조차 진심을 의심하게 되는 경계에 서있는 인물로 '백작의 모든 측면을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연기하는 배우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고민의 결과는 바로 하정우였다"고 전했다.

    ◇ 하녀 김태리…1500대 1 경쟁률 뚫은 저력 시험대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하녀 역을 맡은 신예 김태리에게 집중되는 이목은 대단하다.

    하녀 숙희 역만큼은 새로운 얼굴을 캐스팅하고자 했던 박찬욱 감독의 뜻에 따라 진행된 아가씨 오디션에서 김태리는 무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에게 길러진 고아 소녀 숙희는 아가씨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백작의 계획에 가담하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아가씨를 향한 진심과 백작과의 거래 사이를 줄타기하듯 오가며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이끄는 인물이다.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되어 보호받는 아가씨와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날 것의 생생한 매력을 발산하는 하녀 숙희는 최근 한국영화 신인 배우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김태리만의 매력이 더해져 보는 이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백작과 거래를 하는 당돌함과 소녀의 순박함을 동시에 지닌 다층적 매력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소화해 낸 김태리는 선배 배우들과 매혹적 연기 앙상블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줄 예정이다.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던 하녀 역에 김태리를 선택한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당시 배우 강혜정을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과 무척 비슷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틀에 박힌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고, 차분하고 침착했다"며 "긴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아가씨 후견인 조진웅…감춰진 거대한 욕망의 화신

    영화 아가씨에서 배우 조진웅은 귀족 아가씨의 이중적 후견인을 맡아 생애 첫 노인 연기를 선보인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명량' '군도:민란의 시대' 등 선 굵은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과 존재감을 보여준 것에 이어 2014년 '끝까지 간다' 속 인상 깊은 악역 연기로 제35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제51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쥔 조진웅.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우직하면서도 순애보 넘치는 매력으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배우 조진웅이 아가씨에서 파격적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화에서 조진웅은 엄격한 규율과 보호 아래 아가씨를 키운 이모부이자 후견인 코우즈키 역을 맡았다. 몰락한 일본 귀족과의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의 욕망을 이룬 후견인은 온갖 희귀본 서책과 그림, 골동품들을 수집하는 취미에 심취해 있는 인물이다.

    아무나 발 들일 수 없는 거대한 서재 안에 욕망을 감추고 있는 후견인으로 분한 배우 조진웅은 생애 처음으로 노인 연기에 도전했다.

    조진웅은 욕망에 집착하는 외골수적이고 히스테릭한 노인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18kg 감량하고 매 촬영마다 3시간에 달하는 분장을 감행, 걸음걸이와 앉는 자세, 목소리까지 바꾸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조진웅은 속을 알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을 장악하며 긴장감을 조이는 후견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아가씨로 조진웅과 첫 호흡을 맞춘 박찬욱 감독은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다.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은 힘을 느낀다"며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섬세한 연기를 해내는 배우였다"고 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