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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글러, 80 평생 실천적 지식인의 지적 연대기

책/학술

    장 지글러, 80 평생 실천적 지식인의 지적 연대기

    신간 '인간의 길을 가다" 실천적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인문학적 자서전'

     

    '인간의 길을 가다'는 실천적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인문학적 자서전이다. 인문학적 사상은 어떻게 한 인간을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했는가를 볼 수 있다.

    장 지글러의 지적 토양이 된 사상가들은 다음과 같다. 볼테르, 루소, 마르크스, 막스 베버, 루카치, 조르주 뒤비, 그람시, 호르크하이머, 피에르 부르디외 등.

    그는 이들 사상가들을 통해 불평등의 기원,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관계, 인간의 소외와 국가의 역할, 국민 개념의 탄생 과정과 사회의 발전과정 등을 고찰한다.

    이러한 지적 여정을 거쳐 장 지글러는 문명의 증거인 인권을 강조하며, 인류를 억압하는 부당한 질서에 맞서 연대하는 전 세계의 시민들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불평등과 억압 대신 공정함과 정의로 이루어진 인간의 길을 걸어온 사회학자의 지적 연대기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온 인류가 연대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또한 인문학적 사상들이 어떻게 한 인간을 80 평생 동안 지치지 않고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했는지 보여준다.

    본문 중에서

    에릭 홉스봄(1917~2012)은 자발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공 서비스 부문들을 축소하고, 일반적 이해관계에서 생기는 과제를 사적 영역으로 옮김으로써 이윤의 최대화라는 법칙에 굴북하는 국가를 파탄 국가, 즉 실패한 국가이자 죄를 짓는 국가로 명명했다.
    - 199쪽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를 마련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들이 공식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있었던 것 중에 가장 큰 자유무역지대다. 실제로 그것은 원칙적인 것이고 훨씬 위협적인 것이다. 범대서양 무역투자 동반자 협정(TIFF)이 성립되면 국가들의 경제· 금융정책은 결국 다국적 민간 콘체른이라는 냉혹한 괴물에게 내맡겨질 것이다.

    이 협정의 결정적 조건은 중개재판소를 마련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협정이 언젠가 서명되면 유럽의회는 동의할 것이고, 28개 회원국 국회는 그것을 비준할 것이다. 그러면 협정의 효력이 발생할 것이고, 각각의 다국적 민간기업은 자기의 이익과 바람에 저촉되는 결정을 내리는 각국을 고소할 것이다.

    해당 기업은 결정을 취소하라 하거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갈등이 관련국의 법원이 아니라 TIFF를 근거로 자체 마련된 중재당국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는 점이다. TIFF가 성공적으로 협의되고 비준된다면, 궁극적으로 콘체른의 전능함이 실현되는 것이다.
    -204~205쪽

    모든 인간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자기 정체성의 의식을 갖고 있다. 영양실조 아동 한 명 한 명은 인간들에게 견딜 수 없는 광경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이렇게 썼다.
    "다른 한명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적 행위은 내 안에 있는 인간성을 파괴한다."
    -324쪽

    "혁명가라면 풀이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극도의 주의가, 즉 최대의 정신적 경계가 꼭 필요하다. 거부전선, 즉 남녀를 불문하고 이 잔인한 세계 질서에 더 이상 굴복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공동전선은 어디에서나 활발하다. (중략)
    리카르도 페트렐라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날마다 모든 나라의 매체들에 의해 온갖 언어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담론은 우리에게 현재의 세계화야말로 근본적이고 불가피하고 저항할 수 없는 실제적 제약이어서 아무도 싸우거나 대항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세계화는 인간 사회가 직면하는 대부분의 정치적· 경제적 · 사회적· 문화적 도전을 여태껏 몰랐던 정도로 심하게 강화한다…… 지배적 담론에서는 '순응'이 키워드다. 즉 세계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응하지 못하는 자는 제거된다. 각자의 생존은 성공적인 적응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적응하지 못하는자들, 복종을 거부하는 자들, 자유를 요구하고 세계의 잘못된 질서를 극복하려는 자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모든 인간을 위한 정의와 행복이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희망을 잘못된 세계 질서에 대립시킨다.
    아무도 그들을 침묵시킬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의 수가 얼마나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날마다 체험한다. (중략)

    프로메테우스 같은 신념이 거부전선의 투사들을 움직인다. 독일 신마르크스주의자들처럼 그들은 '역사의 끝'은 없다고 믿는다. 즉 인간의 실천이 역사의 유일한 주체이고, 존재하는 한 인간은 아직 방해받지 않은 자연의 항상 새로운 영역을 사회적 현실로 변모시키려 애쓸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시민사회의 모든 활동가들이 갖고 있는 최종적 목표는 세계의 가능한 한 많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행동방식을 연대적 이성에 따르게 하는 것이다.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역사의 의미가 펼쳐진다. 역사의 진행은 세계와 인간들에 관한 객관적으로 올바른 지식을 조금씩 드러낸다.
    장 조레스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길 양편으로 시체가 늘어서 있지만, 그 길은 정의로 이어진다."
    역사는 이로써 어떤 방향을 지향한다. 역사는 특정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단계적으로 달성되는 - 하지만 각 단계는 언제든지 불합리한 행동이나 배반을 통해 중단될 수 있다- 역사의 최종적 목표는 연대적인 사회의 건설이고, 인간의 인간화이며, 인간의 무한한 창조적 힘, 행복하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요컨대 인간의 자유를 모두 발휘하는 것이다.
    역사의 이런 의미, 이 객관적 이성, 이 종말론 등은 전 세계적이 새로운 시민사회의 사회적 운동을 구현한다.
    -35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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