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정부와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의 수장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꿔 혼란을 가중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
◇유일호 경제부총리 '"추경 검토안해"→"추경도 검토" 계속 말바꿔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그렇게(추경) 할 수도 있다"면서 구조조정 재원 확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에 앞서 "해운·조선업종의 구조조정이 추경 편성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추경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다.
이날 유 부총리는 또, 한은이 구조조정 지원과 관련해 사회적합의나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한 것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획득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이주열 총재 "자본확충펀드 방식 대출"→"공식입장 아냐"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지난 2일 "기업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있은 이후 경제계에서는 구조조정 재원마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일제히 나왔다. 기재부의 요청에 한은 화답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지난 5일 독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출자보다 대출이 적합하다"며 2009년 조성했던 은행자본확충펀드 방식을 제안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6일 독일 출장에서 귀국하면서는 "자본확충펀드가 한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 라고 다시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모든 방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해봐야 한다"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할 당사자들이 말을 바꾸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측면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