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 대국 이후 기세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원성진 9단을 꺾고, 결승 종합전적 2대 0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3월 알파고와 5번기를 펼친 이후 7차례 대국에서 모두 승리했고, 맥심배 우승으로 7연승을 자축했다.
그는 인간 대표로 인공지능 알파고와 맞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는 1승 4패로 패했지만, 치밀한 계산력으로 무장한 알파고에게서 귀중한 1승을 빼앗으며 인간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세돌 9단은 맥심배에서만 5차례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음은 맥심배 우승을 확정한 이세돌 9단과 나눈 일문일답.
-- 맥심배에서 5번째 우승을 거둔 소감은.
▲ 어렵고 까다롭게 생각하는 상대를 만났는데 운이 따랐다. 알파고 대국 이후 기세가 좋은 영향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 알파고를 상대한 이후 대국에서 쉽게 이긴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 쉽게 이긴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늘 대국도 어려웠다. 다만 기세라는 것은 있다. 물론 알파고에게는 패했지만,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기세가 살았다. 제 바둑이 바뀌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 기세가 좋아졌다는 의미는.
▲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전에는 기세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폭이 확연하게 컸다. 그러나 지금은 의도적으로 그 폭을 낮췄다. 지금까지는 잘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이 기세를 몰아 이세돌 9단이 한국 바둑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환 9단이 30개월 연속으로 랭킹 1위를 지키고 있고, 이세돌 9단은 2위다.)
▲ 그런 것은 따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박정환 9단과는 다음 달 10일부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준결승 3번기를 벌이는데, 랭킹 1위를 하려면 박정환 9단이 도와줘야 한다.(웃음)
-- 응씨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 저에게 마지막 응씨배일 수도 있다. 마지막 응씨배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 컨디션을 응씨배에 맞춰서 끌어 올리려고 한다. 응씨배만의 특이한 제한시간에도 대비를 많이 하겠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응씨배는 제한시간 3시간이며, 시간 초과 시 20분당 2집씩 공제(총 2회)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재밌는 바둑, 창의적인 바둑을 두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