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2차대전의 조기 종전을 위해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 한국인 피폭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의식도 함께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이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이 그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로선 미국 측의 이번 결정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통한 평화와 안보를 추구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념에 입각해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은 이번 방문이 모든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여기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미국 측은 2차대전 말 원폭 사용과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하면서 역사에 대한 공개적인 인정이 과거를 이해하는데 긴요하다는 인식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인해 일제 징용 등으로 현지에 끌려갔던 한국인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전체 피해자의 약 1/6인 2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6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이튿날 히로시마로 이동해 평화기념공원 내 원폭 사망자 위령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는 원폭 사망자 위령비로부터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여기에도 별도 헌화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