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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법정에 조폭 70여 명 '우르르'…무슨 일이?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12일 오전 대전지법 230호 법정 앞에 건장한 체격의 20~30대 남성 7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법원을 방문한 민원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남성들에게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던 남성들은 "시간이 됐으니 들어오라"는 법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한꺼번에 법정에 들어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재판을 받기로 한 대전의 폭력조직 '신한일파' 조직원 70여 명이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7월쯤 다른 폭력조직인 '신유성파' 조직원들과 세력 다툼을 하며 흉기를 휘두르거나 보복 폭행을 하고 기강을 잡는다며 후배 조직원들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건장한 체격의 조폭 70여 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몰려들자 법정은 분주해졌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법정 밖과 내부에는 만일에 있을 상황에 대비해 광역수사대 형사 등 70명이 넘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한꺼번에 재판을 할 수 없어 법원은 오전 9시 40분에 40여 명, 11시에 30여 명으로 나눠 변론 등을 진행했다.

    이들이 앉을 의자에는 이름과 번호가 적힌 종이가 붙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주민번호와 이름, 거주지를 확인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소요되며 진땀을 뺐다.

    판사는 "피고인들이 너무 많아 협조를 잘 해줘야 재판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거듭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재판은 우려와 달리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읽자 일부 조직원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만, 일부는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자신들이 맡은 조직원들의 각 혐의에 대해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다소 과한 면이 있다"며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 막바지에는 "한 사람씩 일어나 마지막 발언을 해도 좋다"는 판사의 말에 조직원들은 차례로 일어나 자신들의 심경을 말하기도 했다.

    "반성하고 있다"는 말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 조직원은 "곧 아기가 태어난다"거나 "기초생활수급자라 생활이 어렵다"거나 "가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일부 증인 신문이 남은 조직원들을 제외하고 20여 명에 대해 징역 1년~4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구형이 이뤄지지 않은 조직원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변론을 종결한 조직원들에 대한 선고는 기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법원은 조직원 개개인에게 우편 또는 전화로 이를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선 조직원들은 삼삼오오 담배를 피우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14년 1월 동료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혐의 등으로 조직폭력배 213명을 붙잡아 12명을 구속하고 20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에 연루된 신유성파와 한일파 조직원들은 상대방 조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보복 폭행을 가하는 등 기세를 과시하며 집단 충돌할 뻔했지만, 직전 경찰에 대부분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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