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국제마라톤대회(사진=노동신문)
북한 마라톤 선수들이 지난 달 열린 평양마라톤 대회에서 올림픽 참가자격을 얻기 위해부정행위를 했다고 대회에 참가한 아프리카 육상 감독이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육상경기 기록 관련 주간지인 ‘레이스 리절츠 위클리’의 데이비드 몬티 편집장이 11일 미국의 육상경기 관련 인터넷 매체인 ‘렛츠런 닷 컴’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몬티 편집장은 "올해 아프리카 선수들을 이끌고 평양마라톤에 참가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드왈드 스테인 육상감독이 그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스테인 감독은 "북한의 라현호, 리광범 선수가 올림픽 남자 마라톤 참가자격을 따기 위해 경기 중 35km를 지난 어느 지점에서 두 선수가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지름길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30km 지점에 설치된 급수대에서 확인했을 때, 북한의 두 선수는 7위와 8위를 달리고 있었고, 35km 급수대에서 자신의 아들이 확인했을 때도 이 순위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했다.
따라서, 북한의 두 선수가 4위와 5위로 결승선 통과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에 앞서 달리고 있던 4위와 5위, 6위 선수들을 추월했지만, 해당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이 자신을 추월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스테인 감독에게 말했다.
오는 8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열리는 2016 하계 올림픽 남자 마라톤 참가자격을 위한 기준기록은 2시간 19분으로 라 선수와 리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각각 2시간 15분45초와 2시간 16분25초를 기록했다.
스테인 감독은 "대회 주최측에 항의했지만, 주최측으로부터 이번 대회에 참가선수들의 주행과정과 기록을 조사할 수 있는 전자칩이 도입됐다는 답변을 듣는데 3주일이나 걸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사용된 전자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스테인 감독은 "지난 12년 동안 평양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60%-80%가 자신이 데리고 참가한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북한 선수들의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하면 북한이 더 이상 자신에게 외국인 선수들의 참가를 요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테인 감독은 "자신의 선수들이 마라톤 전 구간을 뛰지 않고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마약을 복용하는 것 만큼 나쁜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인 감독은 또 "올해 평양마라톤 대회에서는 결승선 부근에서 또 다른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평양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북한의 박철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고, 에티오피아의 케테마 베켈레 네가사 선수가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스테인 감독은 "결승선 부근에서는 케냐의 네가사 선수가 북한의 박철 선수에 30m 정도 앞서 달리고 있었지만, 두 선수의 50m 앞에서 달리고 있던 선도차량 이외에 대회 관계자들이 운전하는 또 다른 차량이 나타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 차량이 1위로 달리고 있던 네가사 선수 앞을 지난 뒤 좌회전을 하면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고, 당시 방향을 지시하는 진행 요원들이 없던 상황에서, 네가사 선수는 이 차량을 따라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스테인 감독은 "결국 네가싸 선수는 결승선이 가까운 경기장 반대 방향으로 들어온 북한의 박철 선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달 10일 평양에서 열린 제29회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평양마라톤)에 외국 선수와 외국 관광객 1천여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