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유행뉴스' 찾으면 사람이 선정…견제장치 있다"저커버그, 관련 논란 직접 조사
미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특정 기사 노출에 인위적으로 개입했다는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뉴스 선정방법을 공개했다.
그러나 논란이 된 '유행뉴스'(트렌딩 토픽·trending topic)가 전적으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결정되는 게 아닌 큐레이터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를 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28쪽에 달하는 뉴스 선정방법을 공개하고 일련의 견제와 균형 장치들이 있어 트렌딩 토픽이 편향되지 않도록 하게 해준다고 해명했다.
트렌딩 토픽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가장 주목하는 주요 뉴스를 실시간으로 정리해 올려주는 뉴스 섹션으로 2014년부터 도입됐다.
이날 해명은 최근 미국 IT전문매체 기즈모도가 전직 페이스북 큐레이터들의 증언을 인용해 회사가 트렌딩 토픽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보수 성향 독자의 흥미를 끌 만한 기사가 들어가는 것을 일상적으로 막았다고 보도한 데 따라 나온 것이다.
페이스북은 기즈모도의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논박했다.
저스틴 오소프스키 페이스북 글로벌 사업부 부사장은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서 회사의 지침은 "기사의 이념성과는 상관없이 트렌딩 토픽이 가장 중요한 인기 기사를 대변한다는 점을 보장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침에 따르면 "기사를 검토하는 이들이 정치적인 관점을 더하거나 혹은 이를 배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트렌딩 토픽 팀의 인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앞서 해당 지침을 먼저 보도했던 가디언은 해당 팀의 인원이 최소 12명은 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한 지침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우선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가장 인기 있는 기사를 정리한다. 이후 큐레이터들이 이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주목할만한 주제를 선별하고 표출한다.
WSJ은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확인하지 않은 토픽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며 페이스북이 트렌딩 뉴스 선정과정에 당초 공개됐던 것보다 더 많은 편집권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넬대학의 언론학부의 탈튼 길레스피 겸임부교수는 "이는 (언론사의) 1면 헤드라인 뉴스를 결정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라고 지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정보도서관학과 체이네프 투페키 부교수는 "페이스북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이트키퍼(뉴스나 정보의 유출을 통제하는 사람)가 됐으며, 그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라며 "나중에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WSJ은 페이스북 트렌딩 토픽 뉴스에 사람인 편집자의 역할이 기즈모도의 폭로로 표면화됐음에도 회사는 인위적으로 특정 뉴스를 트렌딩 토픽에 넣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렌딩 토픽 팀에 몸담았던 전직 직원은 작년 파리 테러가 발발했을 때 해당 기사가 알고리즘으로 잠재 트렌딩 뉴스에 포함되기 전에 트렌딩 토픽에 포함한 바 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시간으로 13일 해당 논란에 대해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CNBC방송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페이스북은 모두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다양한 배경의,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힘을 가질 때 세상이 더 좋아진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하나의 시각이 다른 것보다 더 우선시되거나 정치적 시각을 억압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보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이에 대해 전면적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