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동이 13일 오후 3시1분부터 1시간22분간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4·13 참패 이후 첫 야당과의 접촉에서 각당 참석자의 특징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친근감을 드러냈다.
여소야대의 20대 국회를 앞둔 시점에서 청와대와 국회간 협치의 향배를 가늠할 이날 회동은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덕담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왼쪽부터)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본격 회동에 앞서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 의석수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우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는 이렇게 해서 막 이렇게 싸우시는데 등단시인이시라고 들었다. 정치도 시적으로 하시면 잘 풀리지 않을까 한다"고 농담을 건네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대변인만 여러번 하셨다고 들었는데 말씀을 잘 하신다"고 덕담을 건넸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연세대 국문과를 나왔다"고 말한 뒤, "(말을) 잘하지는 못하는데, 정직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나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참 고되고 힘든 자리"라며 "팔씨름도 왕이시고 무술 유단자시니,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라 어깨가 무겁다"며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해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는 '3번째 원내대표 취임' 축하 인사가 건네졌고, 박 원내대표는 "3수를 했다"는 답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박 대통령은 "(원내대표 세번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며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새누리당 김광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변 정책위의장의 애창곡 '갈무리', 새누리당 김 정책위의장의 진돗개 사랑을 거론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김 정책위의장에게는 "방송인 유재석씨와 비슷하게 생기셨다는 것 같다. 유재석씨가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는데, 정책을 풀어가는 것도 매끄럽게 잘 해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파랑 바탕에 빨강 사선 줄무늬가 두텁게 그려진 넥타이를 맸다. 파랑은 더불어민주당, 빨강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이다. 정 원내대표(빨강)와 박 원내대표(초록)는 각각 소속 정당 색깔이 강조된 넥타이를 맸다. 각당 정책위의장들은 각당 색깔에 맞춰 넥타이를 착용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한 뒤 회동장소로 이동했다. 회동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현정택 국정기획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도 배석했다. 회동은 오후 4시23분 종료됐다.
앞서 회동 의제로 청와대 측은 민생경제와 북핵 위기 대응 등에 대한 정부와 국회간 국정협력 방안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개정,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 등을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