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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대는 ‘말리부’ 타고 60대는 ‘아반떼’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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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대는 ‘말리부’ 타고 60대는 ‘아반떼’ 몬다

     

    중형 세단은 그동안 중년의 차로 통했다. 그러나 한국지엠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 등 최근 나온 중형 신차는 더 이상 중년의 차로 보기가 어려워졌다. 오히려 2,30대의 차에 가깝다.

    반면 2,30대의 입문차(엔트리카) 역할을 했던 현대차의 준중형 ‘아반떼’에는 60대 이상의 수요가 최근 5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다.

    연령별 자동차 구매 패턴이 크게 바뀌는데는 청년층과 노년층 등 각 세대가 처한 경제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이 신형 말리부를 사겠다고 사전 계약을 한 8천명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가 59.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 말리부 사전 계약자 10명 중 6명이 2,30대라는 얘기이다.

    먼저 성별로는 남성이 86.3%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20대가 17%, 30∼34세가 23.3%, 35∼39세가 18.8%, 40∼44세가 12.6%, 45∼49세가 9.5%, 50대가 14.6%를 차지했다.

    청년층이라고 할 수 있는 34세 이하가 40.3%, 39세 이하가 59.1%를 차지하는 데 반해 중장년의 4,50대는 36.7%에 불과한 셈이다.

    2,30대가 중형 세단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는 점은 르노삼성이 출시한 중형 세단SM6의 판매에서도 확인이 된다.

    르노 삼성이 3월까지 SM6를 구입한 1만 5천명을 분석한 결과 20대가 6.2%, 30대 32.5%, 40대 28%, 50대 16.7%, 60대가 6.1%로 나타났다.

    2,30대가 38.7%로 4,50대의 44.7%보다 6%정도 적지만, 중형 세단을 구입하는 연령이 낮아진 것은 틀림이 없다.

    기아차의 준대형 신형 세단 K7을 가장 많이 구매한 사람들이 예상과 달리 40대가 아니라 30대(31.5%)의 젊은 층이라는 점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형 말리부와 SM6 중에서도 최고급 사양에 대한 선택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신형 말리부의 경우 최고급 사양인 LTZ 트림(최고 3181만원)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고, SM6의 경우 최고급 사양인 RE 트림(최고3250만원) 판매 비중은 44%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게는 3920만원에 이르는 기아차의 준대형차 K7, 중형 신차 중에서도 3200만원 안팎의 최고급 사양에 젊은 층이 몰리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처럼 젊은 세대의 양극화 현상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2,30대의 경제 현실과 소비 트랜드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2,30대가 어차피 돈을 모아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고급 자동차는 젊은 세대가 기울일 수 있는 주요 관심 대상 중 하나”라면서 “수입차 못지않은 고급 사양을 구비하면서도 가격은 수입차보다 저렴하니 젊은 층이 새로 나온 중형 신차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리부와 SM6 등 중형 신차는 실제 고급화 전략을 통해 현대차의 쏘나타 등 전통적인 중형차 수요만이 아니라 수입차의 수요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0대의 수요가 늘고 있는 중형 신차와 달리 현대차의 준중형 아반떼에는 60대 이상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아반떼 AD를 구입한 사람들 중 60대 이상이 12%를 차지해, 2010년의 6%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중형차인 아반떼가 여전히 젊은 층의 입문차(엔트리카) 역할을 하지만, 60대 이상 노년층에게도 가격과 유지비 등 실용적인 차원에서 구매할 만한 차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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