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화학물질, 관리 2% 불과
-영업기밀 주장시 강제 공개요구 못해
-페브리즈 성분, 음식에도 포함
-유럽선 모든 화학물질 검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종한(인하대 의대 교수)
도대체 가습기 살균제뿐인가.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부터는 안 되는 건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뒤에 우리 사회는 지금 일종의 화학제품 공포증에 걸린 듯합니다. 지금까지는 인체에 무해하니까 정부가 허가해줬겠지 막연하게 믿었던 그 믿음이 다 깨진 거죠.
이런 가운데 최근에 국내 기형아 출산율 증가에 대한 논문이 한 편 나왔습니다. 이 역시 화학물질 노출과 관련이 클 거라는 가능성을 제기한 건데요. 이 논문을 쓴 인하대 의대 임종한 교수를 직접 만나보죠. 임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임종한>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살펴보고 싶은 게 주말 사이 불거지면서 우리가 놀라게 하고 있는 섬유탈취제 페브리즈 문제입니다. 이 페브리즈의 항균 목적으로 넣고 있는 제4기 암모늄클로라이드라는 물질도 이게 폐를 손상시킬 수 있다 이런 주장이 나왔어요.
◆ 임종한> 네, 맞습니다. 4급 암모늄염 같은 경우도 살균제인데요. 이것이 분무나 스프레이 형태로 사용되기 때문에 폐 깊숙이 들어가서 폐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또 세포독성을 유발하고 이것 자체가 폐손상으로 연결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조사인 한국 P&G에서는 제4기 암모늄클로라이드라는 것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허가된 안전한 물질이다 이렇게 해명을 내놓았더라고요.
◆ 임종한> 그러니까 모든 화학물질 자체는 사용하는 양과 용도에 따라서 독성이 현저하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와 같이 살균제 성분을 흡입제, 그러니까 살균제를 흡입제 형태로 (외국에서) 허용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살균제 물질 자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인간에게 얼마나 유해한가가 결정되는 건데,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그 성분 같은 경우도 우리가 흡입하는 형태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흡입을 했기 때문에 문제인 거고요?
◆ 임종한> 네.
◇ 김현정> 페브리즈에 들어간 제4기 암모늄클로라이드라는 것도 우리가 폐로, 코로 흡입을 하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안 될 텐데, 흡입을 하는 거기 때문에 상황이 다른 거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 임종한>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을 해야 될 부분이 살생물제라는, 바이오사이드에 대한 문제인데 사람에게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어서 유럽 같은 곳에서는 바이오사이드 생물제에 대해서 사전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사전 허가제를 시행하다는 말씀. 우리는 그런 게 없나요?
◆ 임종한> 우리 같은 경우는 그걸 출시를 하면서도 거기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조차도 잘 보고가 안 되는 그런 상태이고요. 또 그중 어떤 성분 같은 경우에는 유해물질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CMR, 그러니까 발암물질, 생식세포변이원성물질, 생식독성물질이 아닌 경우에서는 회사 쪽에서 영업기밀이라고 하면 이걸 밝히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안조차 없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어디어디에 쓰이는 겁니까, 그 많은 화학물질이?
◆ 임종한> 생활용품 곳곳에 있고요.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식품에도 들어갈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의약품에 들어갈 수 있고요. 곳곳에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보면 되실 것 같습니다.
(사진=PnG 페브리즈 브랜드 사이트 캡처)
◇ 김현정> 그러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화학 물질이 3만 7000여 종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 관리가 되고 있는 건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임종한> 지금 독성에 대한 평가가 완료되어 있는 종은 600여 종에 불과하니까요. 전체 3만 7000여종 중에서 600여 종이니까 전체 중에서 한 2% 정도가 됩니다.
◇ 김현정> 이건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우리가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인데요. 이런 가운데 임 교수님이 논문을 하나 발표하셨어요, 최근에. 국내 신생아 40만 명을 조사해 봤더니 선천성 기형아가 100명당 5.5명 꼴로 불과 16년 전에 3.7명의 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이런 건데 3.7명이 16년 만에 5.5명으로 늘어난 것. 이거는 학계에서 볼 때 어떤 정도나 빠른 수준의 증가로 보는 거죠?
◆ 임종한> 전체의 선천성 기형에 대한 발생 규모가 우리나라가 유독 높은 것은 아니고요. 그중에서 증가율 자체가 높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기형아 출생의 원인 중에 화학물질 노출도 있을 수 있다, 논문에 이런 부분을 기재하셨어요?
◆ 임종한> 네. 특정 기형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잠복고환과 요도하열이라고 해서 남자 아이들의 생식기 기형입니다. 16년 동안 무려 10배나 증가됐습니다.
◇ 김현정> 남자 아이들의 생식기 기형의 경우에는 10배가 증가했어요, 16년 동안?
◆ 임종한> 네. 특별히 생식기에 선천성 기형이라고 하는 부분들은 호르몬에 의해서 좌우되는 기형형태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정도의 생식기 기형이 증가되는 부분들은 화학물질 노출과의 관련성 부분들을 의심하는 그런 논문들이 상당히 많이 세계적으로 보고가 됐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그런데 임신 중에 임산부들이 굉장히 음식도 가려먹고 여러 가지로 주의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뭔가 기형을 일으킬 만큼 위험한 물질을 섭취하는 건 왜 그럴까요?
◆ 임종한> 다양한 원인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산모들이 화장품을 쓰게 되면 거기에 보존제, 방부제로 사용되는 물질들 자체가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고요. 그다음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게 되면 (PVC나 PC소재의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뜨거운 물질들을 담을 때, 아니면 데워먹을 때, 전자레인지 사용할 때 이런 걸 통해서 플라스틱 속에 포함되어 있던 가소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어집니다.
이런 것도 문제가 되고 그다음에 우리가 수산물 섭취를 많이 하는데요. 그속에 보면 조금 큰 어종 같은 경우에는 수은이 들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있는데요. 수은 자체도 역시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임종한> 그 다음에 우리가 의류를 입을 때, 대개 아웃도어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게 방수처리가 돼 있기 때문에요. 여기에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 같은 경우는 역시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용품이나 또 식품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환경호르몬에도 노출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의류에서까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화학물질이 있을 거라고는 많이들 상상 못하는데 아웃도어 제품의 그러니까 방수제로 쓰이는 화학물질이 또 인체에 흡수가 될 수도 있다,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임종한> 그렇죠. 의류쪽에서 코팅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이런 의류제품을 많이 사용을 하면서 과불화화합물에 노출이 많이 되었습니다. 최근의 보고 같은 경우에선 이런 화학물질의 노출 자체로 의해서 한국 사람의 혈액이나, 산모의 모유를 통해서 과불화화합물의 노출 정도가 높게 나왔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요. 그를 통해 보면 여러 형태의 노출 형태가 호르몬 교란을 가져다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하대 의대 임종한 교수
◇ 김현정> 굉장히 화학물질이 우리 삶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말씀인데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부지불식간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씀인데요. 혹시 또 우리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될 제품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임종한> 지금 프라이팬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기존의 코팅제가 거의 90-95% 정도인데요.
◇ 김현정> 들러붙지 않기 위해서 코팅하는 거요?
◆ 임종한> 맞습니다. 그런데 코팅제 속에는 역시 PFC라고 해서 과불화화합물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프라이팬 많이 쓰지 않습니까? 쓰다 보면 코팅제재가 벗겨지거나 또는 가열되면서 일부가 떨어져나오게 되는데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산모 같은 경우 많이 노출될 수 있죠. 산모뿐만이 아니고 임신된 경우에서는 태아한테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역시 생활용품 중에서 조심해야 될 부분이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식 부분, 우리가 먹는 것에도 화학물질이 있습니까?
◆ 임종한> 예를 들어 방부제 같은 경우에는 파라벤이라든가 이런 물질이 일부 사용되어집니다. 그러니까 살균제 형태로 많이 사용되어지는 부분이 식품 분야도 있고요. 페브리즈 속에 들어가 있다고 하는 아까 ‘제4기 암모늄클로라이드' 같은 경우는 특히 식품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살균제 부분입니다.
◇ 김현정> 아니 페브리즈에 들어 있다고 하는 그 성분이 음식에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요?
◆ 임종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 중에, 또 운반하는 과정 중에 많이 사용되고요. 심지어는 가축에도 사용됩니다. 항생제 목적으로 암모늄클로라이드를 투여를 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가축에 투입하는 게 우리 몸 속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예요?
◆ 임종한>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은 화학물질을 이렇게 저렇게 섭취하고 또 몸으로 입기도 하고 폐로 흡입하기도 하고. 이런 게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병을 앓고 시름시름하게 되는 거군요?
◆ 임종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보면 만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런 부분들이 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유해물질 노출과 연관이 일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번에 정부가 살균제와 관련된 화학물질들. 그러니까 살생물제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이번에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런 식이라면 살생물제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인체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모든 화학제품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 임종한> 유럽에서는 이러한 화학물질의 유해한 영향에 초점을 두고 모든 화학물질 자체를 등록, 평가해서 보고하도록 시스템을 갖춰놨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다 완성하겠다라고 목표까지 정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요. 우리는 언제까지 그것을 완료할지, 그리고 그 대상을 모든 화학물질로 정해야 되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파악되지 않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어져서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 그런 잠재적인 가능성도 높다고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임 교수님 고맙습니다.
◆ 임종한>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임종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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