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최근 1년여 사이에 제품에 대한 행정처분 또는 회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정보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행정처분(판매정지) 1건, 제품 회수 3건 등 총 4건의 위해정보가 공개돼 있다.
'헤라 리치 아이즈 롱래쉬 워터프루프 마스카라'의 경우 화장품 수거검사 결과, 프탈레이트류 기준치 초과로 판매업무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기준치는 프탈레이트류 총합이 100㎍/g이하여야 하지만 헤라 제품은 327㎍/g이 검출돼 기준치의 세 배를 넘었다.
프탈레이트는 장난감, 식품 포장재, 화장품, 바닥재 등에 널리 사용되지만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구분돼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다.
판매정지 기간은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올해 4월 22일까지로 종료됐지만 해당 내용은 위해정보로 분류돼 오는 7월 22일까지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이같은 내용이 적발되자 해당 제품 3종(래쉬블랙, 래쉬브라운, 시에나바이올렛)에 대해 자진 회수 조치에 나섰다.
'라네즈 제트 컬링 마스카라'도 문제가 된 헤라 마스카라 제품과 동일 공정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같은 시기에 자진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그런가하면 '베리떼 너리싱 스킨 퍼펙터', '라네즈 워터슬리핑 마스크' 등 2종은 인터넷을 이용해 제품을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수 있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는 이유에서 광고정지 3개월 처분(지난해 11월 16일∼올해 2월 15일)을 받기도 했다.
이들 제품 2종에 대한 행정처분 정보는 이달 15일까지만 공개돼 현재 위해정보공개 시스템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의 이같은 위해정보공개 건수는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애경, 에이블씨엔씨(미샤), 네이처리퍼블릭,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주요 업체는 공개된 위해정보가 '0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는 1년에 한 건 나올까 말까한 행정처분·제품회수 건수가 4건이나 나온 것은 1위 기업으로서 세심함이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제품 품질 문제 외에도 업계 1위 기업으로서 아모레퍼시픽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는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숙련된 방문판매원을 임의로 빼내 다른 점포에 보내는 '갑질' 논란과 젊은 남녀 직원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 자녀들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한 조세 회피 의혹까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