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넷 홈페이지 캡처
전문대학에서 중국어학과를 전공한 박영미(22) 씨는 얼핏 전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한 반도체 제조 대기업의 산업보안팀에서 일하고 있다.
박씨가 맡은 일은 다름 아닌 국내 본사나 현지 법인이 중국 법인과 자료를 주고받다 회사의 고급 기술이 새나가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중국 현지의 동향을 관찰하는 업무.
특히 대부분 산업스파이는 한 번에 기술을 훔쳐가기보다는 조금씩 유출된 정보를 퍼즐처럼 짜 맞추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이 무심코 만든 자료로 고급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
다른 보안팀 직원은 중국어를 모르고,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은 보안지침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박씨는 직원들이 작성한 메일에 첨부된 자료를 일일이 열어 단어 하나하나씩 꼼꼼히 살펴보곤 한다.
박씨는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산업보안관리사 등 보안업무 자격증을 미리 준비하면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청년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과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산업현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인문계열 전공자들의 취업난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비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취업난을 겪는 인문계열 대학생들의 직업선택을 돕기 위한 직업정보서 '인문계열 진출직업'을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책은 전통적으로 인문계열이 강세로 여겨졌던 직업뿐 아니라,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인 언어/의사소통 능력이나 기획력, 창의력에 ICT, 의료, 공학 등의 지식을 합쳐 취업에 도전할만한 '융합직업' 15개를 소개한다.
정보원 측은 대학 취업담당자와 기업 인사담당자, HRD 담당자에게 추천을 받은 뒤, 현장 직업인의 확인 작업을 통해 직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문계열 진출직업'은 이달 말에 전국의 대학과 고등학교,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워크넷(www.work.go.kr/jobMain.do)에서도 볼 수 있다.
인문계열 융합직업은 다음과 같다.
[표=스마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