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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문제로 불거진 한신대 사태...정관개정운동에 힘 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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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 문제로 불거진 한신대 사태...정관개정운동에 힘 실릴까


    총장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소송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한신대 사태가 지난 9일 이사회의 소 취하로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양 측의 입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한신대 이극래 이사장은 학내 갈등 해소를 위해 소를 취하했다면서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안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학생들은 소 취하를 환영하면서도 총장 선임 무효와 재선임 등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한신대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 한신 사태의 원인…구조조정 과정에서 구성원 반발

    총장 선출에 반발하는 학생들과 교수협의회는 최근 몇 년 간 계속된 학내 사태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한신대는 지난 2014년 정부재정지원사업 선정을 위해 자발적인 정원감축안을 내놓고, 2015년 입학정원 5.5%를 감축했다. 지난 해에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C 등급을 받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학생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압박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과 교수진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소속의 한 교수는 "평교수들이 학교본부에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수 있었던 교수협의회의 권한마저 대폭 축소됐다고“고 말하며, 학내 민주화 논란과 갈등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총장과 학교본부 중심으로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생, 교수들의 학내 민주화 요구가 거세졌고, 총장 선출이 그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사회학과 김계호 학생회장은 "이사회는 총장 뽑고 나면 그만이고, 총장도 자기 권한을 휘두르고 나면 그만이지만 학과 통폐합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도 총장을 뽑을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학내 민주화 요구…명분의 정당성 vs 절차적 정당성

    총장선임 무효를 주장하는 학생들과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독단적인 총장을 선임했다면서, 그간 학내 구성원의 뜻을 존중했던 기존의 관습을 무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교수회의에서 2명의 후보를 선출하면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그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출했다는 거다.

    게다가 이번에는 교수회의 규약을 개정해 교수, 학생, 직원이 직접 투표해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교수 학생 투표에서 10%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이사회가 총장으로 선임했으니, 비민주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법적 하자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신학원 정관에 따르면, 총장의 선임은 '인사교육위원회의 추천으로 재적이사 3분의 2이상의 출석과 과반수의 의결로 한다'고 명기돼 있다.

    이사회가 교수회의의 추천을 받을 수는 있지만, 반드시 그 후보군에서 선출해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다는 얘기다.

    한 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후보자가 2명을 초과한 적이 없었다"면서 "관례적으로 교수회의의 후보추천을 수용했다기 보다는 후보군이 일치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사회 측의 적법성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구성원들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신대 노조와 총학생회는 현 상황에서는 총장선임이 이사회의 권한임을 인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사회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 한 구성원 의견을 반영한 총장을 선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역시 같은 입장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번 총장 선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반박할 수 있는 후보 개인적, 선임 절차상의 법적 하자가 없다"면서 신임 총장 선임에 대한 무효를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교수회의의 규약 개정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제기되면서 학생,교수 후보추천의 법적 정당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학내 민주화라는 명분의 정당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이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셈이다.

    ◇ 학내 민주화 위한 정관개정 운동 힘 실릴까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요구에서 비롯된 한신대 총장선출 사태의 해법은 없을까.

    이번 학내 사태를 대하는 총학생회는 정관개정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총학 관계자는 "이번에 총장을 무효화 한다 해도,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면서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신대 노조 역시 총장 선출 때마다 학내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사회와 학내 구성원이 지지하는 총장을 축제 분위기 속에 선출할 수 있는 정관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총장 직선제의 실현에 힘을 싣는 것이다. 이미 여러 대학이 직선제 요구에 나서고 있는데다, 최근 조선대 이사회가 사실상의 총장 직선제를 채택하면서 시기적으로 학내 민주화 논의는 탄력을 받고 있다.

    물론 직선제를 요구한다고 이사회가 쉽게 받아줄리 없다. 이 때문에 총장의 최종 인준권한과 학교법인 이사 파송권을 쥐고 있는 기장총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기장 총회 일부 노회에서 한신대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이번 정기총회에 헌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신대 사태가 교단내 주요 논의로 떠오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사회는 오는 6월 열릴 임시실행위원회에 '한신대 총장 선출 관련 일련의 사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 총회의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민주적 총장을 원하는 한신대 학생들의 반발과 시위는 총장 직선제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교단내에서 여론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 교단의 여론을 누가 주도하느냐가 관건이다.

    진정한 제도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학내 구성원들의 대화와 조율의 지혜가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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