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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동료 모함 때문에 스트레스…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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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 "동료 모함 때문에 스트레스…업무상 재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직장 동료들로부터 끊임 없는 모함에 시달리다 결국 스트레스 장애까지 겪게 된 30대 여성이 법원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A(38·여)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단 측은 A씨에 대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2년부터 서울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로 근무해왔다.

    '중상모략'은 2010년 무렵부터 시작됐다. A씨와 함께 일하는 B씨가 다른 동료 교사에게 "A씨는 교사들의 소지품을 훔치니 물건을 잘 간수하라"며 뜬소문을 낸 것이었다.

    B씨는 2013년에도 또 다른 교사에게 "A씨는 간식을 좋아해서 다른 방 간식도 가져가니 간식보관함 비밀번호를 절대 가르쳐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교사 C씨는 2012년 8월 생활관 건조대에 걸어놓은 자신의 벨트가 없어졌다가 분리수거함에서 조각난 상태로 발견되자 다른 교사에게 "A씨가 벨트를 자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13년 11월 9일 벌어졌다. 교사 D씨가 자신이 컴퓨터로 작성한 관찰일지를 삭제한 범인으로 A씨를 지목하면서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던 것.

    D씨는 동료 교사들과 시설 장애인들이 다 듣는 상태에서 "A씨가 다른 교사의 관찰일지 파일도 삭제했으며, 장애인을 시켜 C씨의 벨트를 잘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고성을 높였다.

    이에 A씨는 재단 측에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경찰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또 유언비어를 퍼뜨린 교사들의 징계를 요청했으나, 재단 측은 B씨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을 뿐 나머지 교사들에 대해서는 화해를 권고하며 사건을 종결 지었다. 오히려 재단 측은 A씨가 계속 고충처리 신청을 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진 A씨는 사건 발생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D씨로부터 "A씨가 청소를 마치고 교사들의 장화에 일부러 물을 부어놓았다"는 비난까지 듣게 되자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A씨는 불안과 우울, 대인관계 공포 등 증상을 호소했고, 병원에서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게 되자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업무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고, 이에 불복한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동료 교사들의 험담을 모두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판단하면서 "A씨의 업무와 스트레스 장애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동료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해오다 D씨 사건을 시발점으로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알게 돼 대인관계 신뢰감을 상실하고, 사업주 측의 미온적인 대처까지 겹치면서 발병·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발병에 영향을 줄 만한 특별한 병력이나 구체적인 사건, 정신질환의 가족력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직장 내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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