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청소년이 석 달간 하루 두 끼를 현미와 채식 위주로 식사하면 정상체중으로 돌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상지대 간호학과 김혜영 교수팀은 최근 한국산학기술학회지(KAIS)에 실은 '청소년 대상의 현미-채식 급식 프로그램이 주관적 건강상태, BMI 및 혈액지표에 미치는 효과' 논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고등학생 35명에게 12주간 점심과 저녁 급식으로 흰쌀밥과 잡곡밥 대신 현미밥을, 육류와 생선 대신 콩·두부·채소 등을 제공했다.
12주 뒤에 이들의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해보니 실험전 23.7이던 여학생들은 22.7로 낮아졌다.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한국인은 23∼25 미만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된다.
같은 기간 남학생의 BMI 역시 25.1에서 24.3으로 0.8 낮아져 비만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현미와 채소에 포함된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주면서도 총열량 섭취는 줄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 혈관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학생의 평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168.4이던 것이 현미·채식 식사 이후엔 163.3으로 감소했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도 114.8에서 83.3으로 줄었다.
연구진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성인기 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라며 "청소년기의 현미·채식 위주 식사가 궁극적으로 성인병 예방을 돕는다"고 분석했다.
현미·채식 급식을 12주간 제공받은 학생들 대부분은 "건강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THI'(Todai Health Index) 건강조사표를 이용해 점수를 매긴 결과 남학생은 급식 이전보다 0.09점, 여학생은 0.46점이 높아졌다.
현미엔 식이섬유·미네랄·비타민이 풍부한 반면, 백미에 비해 열량과 당류 함량은 낮기 때문에 최종 키의 약 20%가 자라는 급(急)성장기인 청소년 시기에 안성맞춤이란 걸 이번 조사는 보여준다.
연구진은 "현미·채소 위주로 식사하면 칼슘·단백질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없다는 일부의 우려는 기우"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