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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계복귀설 손학규, 6년 전과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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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정계복귀설 손학규, 6년 전과는 다를까

    '칩거-장고-복귀' 패턴...중도통합 '새판짜기' 시기 고민중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5.18민주화 운동 36주년 기념식 이후 지지자들과 참석해 헌화·분향을 하고 있다. 사진 = CBS노컷뉴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장고(長考)'가 길어지고 있다. 그는 6년 전인 2010년과 비슷하게 칩거 상태에서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정계복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은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가 시기의 문제일 뿐이란 관측이지만 그의 입은 좀처럼 시원하게 열리지 않고 있다.

    ◈ 정계복귀 시사한 손 전 상임고문....6년 전과 '판박이'?

    손 전 고문은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36주년을 맞아 전라도 광주를 찾았다. 민주묘지 참배 후 지지자들과의 오찬에서 그는 '새판 짜기'를 주장했다.

    또 지난 22일 일본강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4·13총선에서 분출된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 이 것을 담아낼 그릇에 금이 갔다"며 '새 그릇'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사실상 손 전 고문이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손 전 고문의 측근인 더민주 김병욱 당선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5·18 민주화운동 36주년을 계기로 정계복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를 '암시'만 할 뿐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새 그릇'을 언급했지만 이를 빚어낼 구체적 방법은 고사하고 '주어'조차도 불분명하다.

    이를 두고 칩거와 장고, 정계복귀 수순을 거치는 그의 스타일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로서 18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년여동안 강원 춘천에 칩거했었다. 당시에도 2010년 6·2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손학규 복귀임박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 때마다 손 전 고문은 "아직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거나 "필요할 때 나와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애매모호한 말로 발을 빼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정계 복귀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상태인데, 당내에서는 결국 정치적 패를 던진 뒤 자신의 '몸값'을 가늠해보려는 수라는 거친 비판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 孫 정계복귀, 시기만 남아... "20대 총선 외면했다" 비판도

    일각에서는 손 전 고문이 돌아오는 7~8월쯤 정계 복귀를 선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의 정치적 기반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7월 재단설립 10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 측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는 거꾸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를 위한 '연착륙지'가 마땅하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6년 전 춘천 칩거를 마치고 정계복귀를 선언할 때 손 전 고문은 2009년 10월 재보선에서 수원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찬열 의원의 당선을 견인해 수도권 내 영향력을 확인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였다.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마 희망자들의 지원요청이 쇄도했고 주변인사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외출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복귀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손 전 고문은 결국 6·2지방선거 승리의 원동력이 된 야권연대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기반을 견고히 다졌다.

    하지만 현재는 2010년 당시처럼 복귀의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야권 분열 등으로 야당이 코너에 몰렸을 때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손 전 고문에게 SOS를 보냈지만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 측 인사는 "20대 총선을 지원하지 않았던 것은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돕기 힘든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용인대 최창렬 교양학부(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 판'도 결국 선거를 통해서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20대 총선이 끝난 지금) 새판을 짜 손 전 고문 자신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하려 해도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과거 손 전 고문이 당권에 도전할 때는 경쟁자인 정동영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는 점 때문에 '안티'세력을 가지고 있었고 참신한 인물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와 손 전 고문이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이 좀 있었다"면서 현재가 손 전 고문에게 더 어려운 판이 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 정치색 배제한 채 복귀 시점 노릴 듯

    손 전 고문은 복귀와 동시에 '중도통합' 프레임으로 정국을 사로잡는 묘수를 두기 위해 적절한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언급한 '새 판' 역시 특정 계파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지향점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는(손 전 고문이 광주에는 갔지만 봉하에는 가지 않은 것) 특정 이념이나 계파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새 판'을 짜기 위해, 또 자신이 지향하는 것에 대한 불필요한 해석을 막기 위해 참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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