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3년 넘게 채권단의 공동관리(자율협약)속에 생존의 길을 모색했으나, 결국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법정관리)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한 STX 채권단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비공개 실무자 회의를 열어 STX조선에 대한 재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구조조정의 진행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38개월간 진행해 온 자율협약을 종료하는 방안은 채권단 협의회 안건으로 올릴지에 대해 논의했으며, 현재의 자율협약 체제로는 회생이 어렵다는 점에 의견이 모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협의회 정식 안건으로 올라가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협약 종료 결정에는 채권 비율 기준으로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 비율이 80%에 이르기 때문에 두 기관의 의견만 일치된다면 곧바로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강덕수 전 회장이 세운 STX조선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업황이 장기부진하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선 여파로 재무여건이 악화돼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체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른 중소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게됐다.
성동·SPP·대선조선 등 다른 중소형 조선사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채권단이 매각이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성동·SPP·대선조선은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지만, 지난해 적자를 면한 조선사는 SPP조선 뿐이다.
SPP조선은 지난 3월 SM그룹이 인수하기로 하고 채권단과 양해각서를 채결했으며,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매각 협상 시한을 27일로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매각 협상 과정에서 추가 리스크 요인이 발견돼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매각이 불발되면 SPP조선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짙다.
성동조선은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으며 2조원 이상의 자금 지원을 받았으나, 올해들어서도 아직 한 건의 수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자구안을 제출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도 채권단이 자구안 검토를 끝내는 다음주부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조선업 구조조정이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본격화되면서 조선업계는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