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과도한 간접광고로 지적이 됐던 특정 회사 자동차의 자율주행 모드 장면. (방송 화면 캡처)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 송중기, 송혜교가 주연을 맡아, 소위 '대박'을 낸 이 드라마는 인기 못지 않게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논란으로도 뜨거웠다.
드라마 곳곳에 등장하는 샌드위치와 홍삼 제품, 자동주행 자동차와 송혜교 목걸이까지 지나치게 과도한 간접광고로 극에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 미디어연구센터가 방송시청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PPL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인기 스타가 출연하는 이유로 제작비 충당을 위해 PPL이 필요하다면 1~2개 정도까지는 용인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공개한 설문자료에 따르면, 시청자가 '태후'를 보며 기억하는 PPL 제품을 중복선택 하도록 질문한 결과 ‘홍삼제품’에 대한 회상력이 6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목걸이(54.5%), 자동차(54.0%), 커피(49.3%), 샌드위치(40.4%) 순이었다.
PPL로 제작비용을 충당한다는 가정 하에 시청자가 인정할 수 있는 PPL의 허용 여부는 싫다는 응답이 14.7%, 주인공으로 송중기, 송혜교와 같은 스타가 나온다면 1~2개의 PPL은 용인한다는 응답이 66.5%였다. 반면 주인공으로 송중기, 송혜교와 같은 스타가 나온다면 PPL이 많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18.9%였다.
방송을 보면서 PPL임을 알아차리느냐는 질문에는 가끔 알아차린다는 응답이 61.3%, PPL이 나올 때마다 알아차린다는 응답이 30.5%에 달했다. 따라서 PPL 제품이 나올 때 응답자중 열에 아홉은 적어도 가끔씩 이를 인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PL에 대한 거부감의 정도를 추가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9%는 PPL이 등장하면 약간 거부감이 생긴다고 답했으며 6.0%는 매우 거부감이 든다고 답하였다. 반면, 40.1%는 별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으며 4.9%의 응답자는 전혀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따라서 거부감이 든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55%에 달했고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5%에 달해, 거부감을 느끼는 응답자들이 10% 포인트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PPL이 광고임을 떳떳이 드러내지 않아서 시청자를 기만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과반수인 60.8%(‘별로 기만적이 아님’ 49%, ‘전혀 기만적이 아님’ 11.8%)의 응답자들이 PPL이 시청자를 속이는 기만적 광고방식은 아니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PPL이 프로그램의 흐름을 깨고 몰입을 방해한다고 느끼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8.9%가 그렇다고 답했다(‘약간 방해 받는다’ 43.1%, ‘매우 방해 받는다’ 15.8%).
PPL이 법에 근거를 둔 합법적인 광고 방식임을 알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6.1%는 합법적인 광고임을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43.9%의 응답자는 이를 알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68.5%의 응답자들은 PPL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정도를 초과해서 등장하는 것처럼 인식된다고 답하였다.
이밖에 응답자의 70.4%는 PPL이 현행법에서 규정된 대로 교양이나 오락 프로그램에서만 허용되어야 하며,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등 다른 프로그램 영역으로 확대되어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를 토대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시청자들은 PPL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거부감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PPL이 프로그램 품질 향상에 필요하다면 적정 수준까지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면서 "중요한 것은 규정 내에서 PPL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콘텐츠 품질을 향상시켜 시청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성인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응답자는 설문 조사 전문업체인 (주)마켓링크(서베이링크)의 패널에서 연령대(20~50대)와 거주지역을 고려해 할당표집으로 모집했다.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남성이 50.1%, 여성이 49.9%, 20대 23.4%, 30대 26.0%, 40대 27.0%, 50대 23.6%로, 성별 · 연령대별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조사는 2016년 5월 17~19일 3일 동안 이루어졌다. 응답률은 18.0%(이메일 발송 5,941건, 최종 응답 완료1,071명)이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Media Issue' 2권 5호 - '시청자의 PPL 인식과 광고효과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