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27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의결한 것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거부권 행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 문제에 대해 강력 규탄하는 등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20대 국회가 열리면 이 법안에 대한 재의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부가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의결한 뒤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 법은 국회에서 오랫동안 논의하고 일하는 국회를 어떻게 만들까하는 문제의식을 담은 법"이라며 "평소에는 일 좀 하라고 닥달하더니 국회가 열심히 일한다고 하니 행정부가 귀찮아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에 위배되고 의회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중대한 권한 침해라고 우리는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임시 국무회의를 '꼼수 국무회의'로 규정하며 "다음주 화요일 정기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음에도 19대 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 국무회의를 소집해 거부권을 의결한 이유는 19대 국회에서 마지막 본회의를 열 수 없도록 하고, 다음주에 회의를 열게 되면 20대 국회에 재의결 권한이 넘어간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가 대응이 불가능한 날 거부권을 행사한데 대해 심각하게 규탄한다"며 "나라를 정직하게 운영해야 하는데 이런 정략적 계산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리 거부권 문제'도 지적하며 "거부의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접 왜 이 법안을 거부해야하는지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며 "총리가 대신 설명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과연 '소통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의회민주주의를 거부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도 원 구성 협상이나 3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가 진행하는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등은 "국민의 삶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 이슈와 분리해서 계속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가 행정부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우 원내대표는 "견제와 감시를 통제로 인식하는 발상이 바로 의회민주주의의 부정이고, 이런 본인의 의식을 공공연히 밝힌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나라 위정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새누리당은 "당연하고 고유한 권한 행사"라며 "국회는 헌법에 따라 행사한 정부의 재의 요구에 따른 절차를 밟으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부권 행사가 야권과의 협치와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는 협치와는 성격이 다른 일"이라며 "협치는 이번 총선의 민심이 명령한 상위의 개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