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한 입주 업체가 지난 2월 개성공단에서 가져나온 의류와 원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가 최근 발표한 '종합지원대책'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총회를 연 뒤 입장발표를 통해 "정부의 종합지원대책은 입주기업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전혀 될 수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입주기업 대표들은 총회에서 피해신고 금액 가운데 정부가 인정한 피해금액과 보상 기준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통일부가 피해신고 실태조사서를 받을 때 '국회에 보고해야 하니 서둘러 작성하라'고 이야기 해서 급하게 냈는데, 이처럼 보상을 위한 조사가 아닌 급조된 국회 보고서를 가지고 보상하거나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피해를 봤다고 제출한 금액을 보상해줘야지 왜 흥정하는 것처럼 다 자르고 보상 비율과 상한액을 설정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3월 17일∼5월 1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261개 업체가 신고한 피해금액은 9446억원이고, 전문회계기관의 검증을 통해 확인된 피해 금액은 7779억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지난 27일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입주기업과 주재원을 지원하기 위해 총 5189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토지·공장·기계 등 투자자산 피해에 대해서는 이미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경협보험금 2906억원을 포함해 총 386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협보험 가입 기업은 기업당 70억원 한도로 지원하되, 보험계약 한도를 초과한 투자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17억5천만원 한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보험 미가입 기업은 보험가입 기업의 절반 수준인 35억원 한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원부자재나 완제품 등 유동자산 피해 지원액은 1214억원 규모다. 유동자산 피해는 기업당 22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비대위는 이와 별도로 조만간 방북 신청을 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남북 정부 당국은 장마철이 오기 전에 기계설비 점검과 보존조치를 하는 한편, 본의 아니게 임금을 체납하게 된 기업인들이 임금 등 미수금을 정산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정기섭 위원장은 "군 통신선이 복구된 만큼 우리 정부만 허용해 준다면 방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조만간 방북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