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이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위원들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4월 4명의 금통위원이 교체된 이후 통화정책이 보다 완화적으로 흐를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됐다.
한국은행이 31일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번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는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위원들이 새로 금통위원으로 취임한 이후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였다.
이 위원은 기준금리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 경제의 저물가,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와 한국은행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경기 대응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효율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성장세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유럽 신용위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위험요인이 예상된다"며 "과거에 비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재정·통화정책과 같은 거시경제정책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위원도 신축적인 금리조정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사실상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했다.
이 위원은 "2분기 성장 및 물가흐름이 전망 경로대로 실현되는지 확인하고 기업구조조정 가시화에 따른 신용 및 고용시장 파급영향,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 중국 기업부채 위험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축적인 금리조정 여력을 확보함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신축적인 금리조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금리인하에 앞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대책을 미리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위원들이긴 하지만 금리인하 주문의 강도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오는 9일 예정된 6월 금통위 결과가 주목된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과 관련해서는 국가 도움이 되면서 한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