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작년에 이어 같은 사고였기에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 자책감이 더 크게 밀려왔다"면서 "시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기관사가 꿈이었고, 유달리 책임감이 강했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린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엊그제 유가족을 찾았으나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면서 "어제야 비로소 만난 유가족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죄스런 심정을 토로했다.
이밖에 박 시장은 "그 어떤 것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지위 고하 없이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고 "산하기관의 외주실태를 전수조사해 적어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외주에 맡기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한편 박 시장은 1일 밤 사고 발생 닷새 만에 빈소가 마련된 김 모(19)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뒤 유족에게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아래는 박원순 시장이 1일 오후 10시 30분쯤 게재한 페이스북 글 전문 |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작업 중 사망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작년에 이어 같은 사고였기에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 자책감이 더 크게 밀려왔습니다. 어떤 말도 글도 쉽게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기관사가 꿈이었고, 유달리 책임감이 강했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립니다. 시민 여러분의 질책 또한 달게 받겠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엊그제 유가족을 찾았으나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어제야 비로소 만난 유가족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포스트잇에 쓰여진 구의역 현장의 말들은 아프게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오늘 빈소에서 다시 만난 유족들 앞에서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은 형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마음 잊지않고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서 지위고하없이 책임을 묻겠습니다. 산하기관의 외주실태를 전수조사해 적어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한 외주에 맡기지 않겠습니다.
성찰과 반성의 자리에서 다시 다짐합니다. '다 그래'를 뒤집겠다던 처음 마음에서 시작하겠다고, 안전과 안심을 다루는 일에 '다 그래'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 그래'라는 관행과 맞서 시장인 제가 맨 앞에서 싸워가겠다고 그것이 시장의 사명입니다.
시민이 주신 힘, 시민을 위해서만 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