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직을 여당에 양보할 뜻을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말만 통 큰 양보"라며 반발하고 있어 꽉 막힌 원구성 협상은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은 여당이 가져야 한다는 논리로 원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며 "중대한 결심을 했다. 법사위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특정 당이 운영위와 예결위, 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20대 국회를 법이 정한 시점에 개원한다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양보 발언에 앞서 새누리당이 문제삼고 있는 야3당 수석 회동에 대해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배제하고 수의 논리로 압박 한다는 것이 아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28년 만에 법정기한 내에 국회를 출범시킨다는 더민주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이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처럼 여야 3당이 모여서 무제한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이라는 큰 카드를 테이블에 내려놓는 여론전을 선수치면서, 새누리당의 양보를 압박하겠다는 전술로 해석된다.
하지만 더민주의 '중대 결심'이 실제 효과를 발휘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장을 차지하는 곳 반대 편에서 법사위원장을 갖는 것이 관례 아니냐"며 "진척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민주 입장에서 통 큰 제안일지라도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내놔야 될 몫을 내놓으면서 생색을 내는 '공치사'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해야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며 우 원내대표의 양보 제안과 다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의 '통 큰' 제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첫 반응은 차가웠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더민주가 정무위원장, 운영위원장을 양보하라고 요구한 것은 말 없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테니 새누리당이 양보하라고 한다. 이게 무슨 양보고 협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수석부대표는 "그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구성 협상 내용에 대해 함구했는데 간간히 야당발로 협상 내용이 흘러나오니 그간 있었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새누리당이 양보하라는 말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밝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