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넘쳐나는 과일공급…소비자는 '희색' 생산농가는 '울상'

경제정책

    넘쳐나는 과일공급…소비자는 '희색' 생산농가는 '울상'

    국산은 대풍 수입산도 봇물…국산 vs 수입산 승자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국내 과일농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와 복숭아 등 주요 작물의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 생육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사과는 지난해 생산된 재고물량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오렌지와 망고 등 외국산 과일의 수입물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과일시장에서 국내산과 수입산의 판매 경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사과·복숭아 재배면적 증가…과잉 공급 우려

    사과와 복숭아는 지난해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생산농가들이 고전했던 품목이다. 올해 들어서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산 사과(후지 품종)는 지난 4월에 상품 10kg 한 상자 도매가격이 2만3천원으로 예년 평균 3만3천원 보다 30%나 폭락했다.

    복숭아(황도)는 지난해 9월 수확기때 상품 4.5kg 도매가격이 2만1천400원대로 예년 보다 7.6%나 떨어졌다. 이들 2개 품목은 올해도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2천ha로 지난해 보다 2% 정도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올해 봄철 이상 고온현상으로 사과 개화시기가 지난해 보다 4일, 평년 보다는 7일 이나 빠르고, 개화상태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숭아의 경우도 올해 재배면적이 1만7천400여ha로 지난해 보다 4% 정도 늘어난데다 개화시기 역시 지난해에 비해 5~7일 정도 빨라졌고, 개화상태도 양호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배·포도·감귤 재배면적 감소 불구 생육상태 양호

    배는 지난해 재배면적 감소와 개화시기 저온피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다소 올랐던 품목이다.

    올해도 배 재배면적은 1만2천300여ha로 지난해 보다 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는 개화시기가 지난해 보다 3~4일 빠른데다 개화상태도 매우 양호해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감귤은 재배면적이 2만450ha로 지난해 보다 0.4%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감귤 역시 봄순 발생이 2~3일 빠른데다 병해충 피해도 크지 않아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도는 농가 고령화와 수입물량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올해 재배면적이 1만4천300여ha로 지난해 보다 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 오렌지·망고 등 수입과일 증가…국내산 과일시장 잠식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주요 신선과일의 수입물량은 모두 33만3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나 증가했다.

    미국산 오렌지는 4월까지 수입량인 13만1천800여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2%나 증가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물량을 넘어섰다.

    특히, 오렌지는 현재 국내 재고물량이 쌓여 있는데다 미국이 25%나 늘어난 생산량을 소진하기 위해 우리나라 등에 저가 수출하면서 지난 4월 도매가격이 15%나 폭락했다.

    동남아산 망고는 4월까지 수입물량이 5천2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증가했고, 미국산 체리의 경우도 올해 수입량이 805톤으로 25%나 급증했다.

    이밖에 바나나와 파인애플은 필리핀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국내 수입물량도 5% 정도 감소했다.

    ◇ 국내산 vs 수입산 과일 판매경쟁 치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2013년 63.1kg에서 2014년에는 66.5kg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외국에 비해선 증가폭이 정체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외국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 국내산 과일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국내산 과일과 수입산 과일의 판매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감귤의 경우 올해 재배면적이 줄어든 이유 중에 하나가 오렌지 수입이 증가한 탓이 크다.

    올해 4월까지 2015년산 한라봉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나 감소했지만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4천100원으로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소비자들이 한라봉 대신 수입산 오렌지 소비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이용선 센터장은 "수입과일이 늘어나는 추세는 더 이상 막기가 힘들고, 국산 과일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과일을 선호하는 이유는 당도가 높고, 먹기가 간편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배와 단감 소비가 줄어든 것은 껍질을 벗겨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으로 국산 과일도 맛과 크기, 색상 등 품질면에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과일 공급물량은 계속해 늘어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가격은 안정화될 것"이라며 "국내산 과일이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