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돈이 없어서, 취직이 안돼서, 시간이 없어서…."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N포 세대' 흙수저일지라도, 깨지고 넘어지고 일상이 온통 '짠내' 투성이라도, 가끔은 위로받고 함께 울고 웃어줄 누군가가 그립기 마련이다. 아무리 '나 혼자 산다'지만, 365일 '혼밥'만 먹을 수는 없다. 만남 자체를 포기하지만 않았다면, 비용 부담없이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서류 광탈에도 한 줄기 취업끈을 잡고 싶다면, 주머니 가볍다고 해서 주눅들지 말고 손가락만 조금 움직여보자.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일상을 좀 더 알차고 즐겁게 해줄 앱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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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팅 좀~" 조르지 않아도 원하는 상대 나이·직업·종교 등 입력하면 바로 '연결'좁디 좁은 취업문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한 김모(여, 29) 씨. 그러나 저녁도, 주말도 없는 직장 생활에 이성을 만나기조차 힘들었던 김 씨는 최근 우연히 알게 된 한 소개팅 앱을 통해 원하던 나이에, 집도 가까운 한 남성과 '썸 타는 사이'가 됐다.
소개팅 앱 1위인 '정오의 소개팅'은 가입한 뒤, 상대의 연령과 주소, 취미 등을 입력하면 알아서 조건에 맞는 추천 카드가 날아온다. 종교, 키, 직업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음악, 책, 영화 등 '맞춤 인연' 찾기, '지역' 찾기 등으로 검색 조건을 세분화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사진과 함께 성별, 직업 등 자신의 기본 정보도 넣어야 한다.
"하루종일 회사에 묶여있다 보면 누군가를 만날 기회도 적고 소개팅을 하더라도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느라 힘들었다"던 김 씨는 "원하는 나이나 취향 등을 입력하면 바로 연결되고, 친구들한테 소개해달라고 조르지 않아도 되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만족해했다.
스마트폰이 N포 세대와 만나면서 앱이 중매자가 됐다. 비슷한 소개팅 앱으로는 '아만다'도 있다. 가입 시, 본인의 사진을 올리면 이미 가입돼 있는 이성에게 5점 만점에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 승인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에 '소개팅' 키워드로 검색되는 앱은 239개. 앱스토어에서는 132개(중복가능)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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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형 호텔, 숙박앱 타고 '복합 놀이공간'으로…2~3만원에 게임·당구·수영 즐겨 6년째 연애중인 대학원생 박모(31) 씨 커플이 둘이서 먹고 즐기고 노는데 비용은 각각 1만 5000원씩, 총 3만원이면 충분하다. 수영장은 물론 하노끼탕, 3D TV, 당구장에 노래방까지 있는 숙박 시설에서 4시간 동안 단돈 2~3만원대에 쓸 수 있는 숙박 앱 '여기 어때'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제휴 업소 방문시 쌓이는 포인트로 할인도 받고, 영화·도서상품권 등을 구매, 또다른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박 씨 커플은 기념일이나 생일 등 가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땐, 타임커머스앱 '호텔타임'을 이용한다. S호텔 등 특급호텔을 반값도 아닌 80%나 할인된 가격으로 쓸 수 있다. 조금만 부지런히 '손품'을 팔면 매달 진행되는 할인 이벤트나 적립금 혜택으로 특1급 호텔도 10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둘 다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데 영화 보고 밥만 먹어도 4~5만원은 훌쩍 넘어서 늘 비용 걱정이 앞섰다"던 박 씨는 "이제는 돈 걱정보단 '오늘은 뭐하고 놀까'부터 생각하게 돼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O2O 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중소형 호텔 활용법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 데이트' 외 파티, 게임방·노래방·영화감상 등 놀이공간, 회사 출장 시 숙소, 프로포즈 등 이벤트 장소, 스터디모임 혹은 시험공부 장소로 활용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프=위드 이노베이션 제공)
이같은 중소형 숙박 앱은, 연인들뿐만 아니라 주머니는 가볍고, 딱히 모여 놀만한 장소도 마땅치않은 N포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흔히 중소형 호텔하면 '모텔'을 떠올리면서 인상을 찌뿌릴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기는 '복합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모양새다. 전국 곳곳에 숙박 시설이 늘면서 공실 비율 또한 늘자, 빈 방을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호텔측과, 저렴하게 호텔 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고픈 고객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숙박앱 '여기 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이 최근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중소형호텔 방문 목적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데이트 외 다른 목적으로 찾은 경우가 절반(46.9%)에 달했다. '파티' 목적이 38%로 가장 많았고, 게임방·노래방·영화감상 등 놀이공간(29.1%), 회사 출장 시 숙소(13.7%), 프로포즈 등 이벤트 장소(9.6%)뒤를 이었다. 스터디모임 혹은 시험공부 장소(3.4%)로 활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호텔타임 이현욱 과장은 "2,30대가 특급 호텔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가격이 높아, 실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당일 남은 호텔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호텔타임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할 뿐더러 첫 결제자의 재구매율은 40%까지 나오고 있다. 이 중 2,30대가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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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학도, 자소서도, 시사도 손바닥에서 무료로…허기진 배도 허전함도 앱으로 채워 마냥 놀고먹는 앱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영어 학습 앱 '테드(TED)'는 한글, 영어 자막을 원하는대로 설정, 테드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자기 계발, 철학, 기술, 환경 등 다양한 강의가 있어 입맛대로 골라 들으면 된다. 무료여서 더 고맙다. '미티영(미국 TV로 배우는 영어 회화') 앱은 토크쇼, 리얼리티쇼, 뉴스, 드라마 등 300편 이상의 영상이 담겼다. 하루 30분 이하 학습은 무료, 그 이상 시청하려면 월 4400원이다.
취준생을 위한 앱 '알앤디잡 모바일앱'은 다양한 이공계 채용정보뿐만 아니라, 전문상담가의 취업상담과 직무적성검사, 이력서 컨설팅, 자기소개서 첨삭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공채의 명가'는 기업별 자소서 항목과 지난 시즌 면접 항목을 모아서 보여주고, 공채 소식을 월간·주간 달력으로 시작과 마감을 표시, 잊지 않고 지원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시사상식 공부를 위한 '뉴스퀘어'도 이슈 흐름을 파악하는 데 쏠쏠하다.
무료 프린팅 앱 '애드두 페이퍼'와 무료 스캔 앱 '캠 스캐너'는 학업에 드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YAP'과 '망고플레이트' 등은 주변 맛집 추천뿐만 아니라, 할인, 쿠폰 등 많은 혜으로 늘 허기진 청춘들의 배를 알뜰하게 채워준다. 또 외로움이 밀려올 때, 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을 때, '어라운드' 를 깔고 익명으로 내 이야기를 남기거나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서로 위로하고 힘을 얻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