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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진화'…세계 女心은 어떻게 매혹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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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뷰티의 '진화'…세계 女心은 어떻게 매혹됐나

    작년 수출 53%↑…한류 넘어 '혁신'‧'현지화'‧'다변화'

     

    ‘K뷰티’가 한류 진화의 핵(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류가 드라마, K팝 등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K뷰티(한국화장품)로 확산되면서 한류의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을 거점으로 불기 시작한 K뷰티 열풍은 이제 전세계적 ‘현상’이 됐다.

    ◇ 화장품 수출, 4년만에 3.6배 급성장…세계 6위 강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29억2948만 달러(약 3조4740억원)로, 전년의 19억1842만 달러(약 2조2750억원)보다 52.7% 늘었다. 4년 전인 2011년보다는 3.6배 성장했다.

    또 적자를 면치 못하던 화장품 무역수지는 2014년에 처음 2억2547만 달러 흑자를 내더니 지난해에는 12억1620만 달러 흑자로 1년 만에 무려 439.4% 증가했다.

    1945년 9월 최초의 화장품회사인 태평양화학공업사가 설립된지 70년만에 한국은 세계 수출 6위의 화장품 강국이 됐다.

    ◇ K뷰티, '한류' 넘어 '혁신'

     

    K뷰티 열풍은 역시 한류로부터 태동됐다. 드라마와 K팝의 인기가 치솟으며 한류 스타의 미(美)를 앞세운 한국 화장품에 아시아의 여심은 매료됐다.
    특히 세계 2위의 화장품 시장인 중국 여성들은 K뷰티에 말그대로 ‘열광’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세관통계자료망에 따르면 중국 내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은 18%를 점유해 미국, 일본을 제치고 프랑스(2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프랑스마저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K뷰티의 고공행진은 한류와 혁신의 합작품이다. 그 상징물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발명한 ‘쿠션’이다.

    쿠션은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의 퍼프로 찍어 바르는제품이다. ‘도장 찍듯이 화장하는’ 혁명과도 같은 간편함으로 전세계에서 1.2초당 1개씩 판매되고 있다.

    설화수, 헤라, 이니스프리 등 인기 브랜드를 거느린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면세점에서 3대 명품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누르고 가장 귀한 몸이 됐다.

    아모레퍼시픽 신민호 팀장은 “1964년 국내 처음으로 해외 수출을 시작한 이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1990년대초부터 현지 고객들의 피부 특성을 연구해왔다”면서 “이같은 노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 결과 전세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두 번째 진화 ‘현지화’

     

    K뷰티는 해외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현지화로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시켜왔다.

    K뷰티의 최대 고객인 중국 여성들의 경우 고소득화 추세로 인해 고급 제품을 선호한다는 차원에서 한방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들로 상류층을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등은 K뷰티를 대표하는 럭셔리 한방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기호에 맞는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도 호응을 얻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숨37’은 자연발효라는 컨셉이 중국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면서 2014년과 지난해 면세점 매출이 200% 안팎으로 성장했다. 이는 중국 고객들의 현지 입점 요청으로 이어져 지난 4월 항저우를 시작으로 중국 고급 백화점들에 진출했다.

     

    LG생활건강 글로벌화장품 마케팅팀 전호준 팀장은 “‘숨37’은 중국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구입해 사용해보고 중국에 매장을 열 것을 요청해오면서 중국 진출을 론칭을 결정하게 됐다”며 “기다림과 정성을 담고 있는 자연발효라는 차별점에 중국 고객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을 중시하는 프랑스 등 유럽시장의 경우 ‘자연주의’ 전략을 내세워 원료와 용기 등에도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히잡 등으로 얼굴 일부만 노출하는 중동에서는 눈 부분의 메이크업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K뷰티의 현지화는 현지 생산공장 설립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 쟈딩구(嘉定区)에 연간 1억개 생산 능력을 갖춘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완공하며 중국내 생산, 연구, 물류의 통합 허브을 구축했다.

    최근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토니모리도 중국시장 진출 가속화를 위해 지난달 중국 절강성 핑호(平湖) 개발구에서 제품 개발과 용기 제작,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생산할 수 있는 중국 현지 공장을 착공했다. 토니모리는 내년 상반기 공장이 완공되면 이를 거점으로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 세 번째 키워드 ‘외연 확대’

     

    K뷰티의 미래는 시장 다변화에 있다. 중국 편중에서 점차 벗어나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현재 세계 130여 개국에 진출해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중남미,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의 비중이 60%를 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계 화장품 산업의 최첨단으로 여겨지는 프랑스에서도 K뷰티 바람이 불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프랑스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 규모는 2013년 510만 유로(약 67억 원)에서 지난해 1641만 유로(약 217억 원)로 2년만에 220% 증가했다.

    1988년부터 프랑스 시장을 노크한 아모레퍼시픽은 ‘에어쿠션’ 등의 제품을 통해 유럽 K뷰티 바람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중견업체인 토니모리가 세계 최대 화장품 유통채널 ‘세포라’의 프랑스 등 유럽 14개국, 825개 전 매장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6개월 분량으로 100만개(100억원 상당)를 발주했는데 지난달 론칭과 함께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불과 3주 만에 소진됐다. 세포라는 곧바로 200만개를 추가 주문했다.

    바나나·판다·입술 등을 본떠 만든 독특한 용기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비결로 꼽힌다.

    토니모리 윤영로 부사장은 “디자인과 가격, 품질이 한류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7~8월 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세포라에도 입점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국, 남미시장과 함께 K뷰티의 확산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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