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해 갈 곳 없는 10대 소녀를 꼬여 5개월간 동거하며 강제로 성관계를 일삼은 40대 유부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는 유부남 박모(49)씨는 지난해 1월 20일께 휴대전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을 나와 생활하는 A(18)양을 알게 됐다.
박씨는 A양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성매수를 제안했다. 당장 생활비조차 없었던 A양은 10만원을 받고 박씨와 성관계를 가졌다.
박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외롭고 여자가 필요하다. 생활비와 용돈을 줄 테니 함께 살자"고 A양을 꾀어 지난해 2월부터 충북 제천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A양은 그와의 동거가 비극의 시작임을 알지 못했다.
박씨는 숙식 제공과 용돈을 준다는 이유로 A양에게 수시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주먹을 휘두르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이를 견디다 못한 A양은 동거 시작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박씨의 집을 나와 도망쳤다.
하지만 A양은 주변 사람들을 수소문한 박씨에게 닷새 만에 붙잡히고 말았다.
박씨는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냐"며 A양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뒤, 또다시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려고 자신이 일하는 화물차 조수석에 태우고 다녔다.
A양은 박씨의 차에 갇힌 지 만 하루 만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가까스로 다시 도망칠 수 있었다.
A양의 신고로 박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10대 소녀의 씻을 수 없는 5개월의 악몽은 막을 내렸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이승한 부장판사)는 6일 이런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강간 등)로 구속 기소된 박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0대 청소년이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악용,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1심 형량은 무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줄곧 서로 좋아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10대 청소년이 40대 유부남과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고 성관계를 맺거나 동거생활을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