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과정에 연루된 넥슨 창업주 김정주 회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 관련자들을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진 검사장의 2005년 6월 넥슨 주식 1만주 매입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김 회장 등 관련자들을 소환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인 수순에 따라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진 검사장에 대한 의혹을 하나 하나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는 특히 김 회장이 진 검사장과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평소부터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 회장을 불러 넥슨의 자금을 진 검사장에게 송금하라고 지시한 적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따져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넥슨이 4억2500만원 상당의 자금을 진 검사장에게 송금한 배경에 김 회장의 지시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진 검사장과 함께 주식을 매입했을 뿐 아니라 김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삼헌 현 네이버 대표와 박모 전 NXC 감사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을 통해 당시 비상장주였던 넥슨 주식 상당량을 매입하는 데 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 상세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자금은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돈이었다"고 밝혔다가, 윤리위 조사에서 타인이 송금한 정황이 나오자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결정적으로 윤리위 조사에서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자금 출처가 넥슨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진 검사장의 '거짓해명'이 들통났다.
넥슨이 "자금 대여는 매수인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이뤄졌지만 대여자금은 곧 상환돼 당해 연도에 거래가 완료됐다"고 밝힌 점도 수상한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10여년 전 평검사 신분이었던 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빌렸다가 상환했다는 4억 2500만원을 급히 어디서 끌어왔는지도 출처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진 검사장은 상환 자금의 일부를 처가에서 빌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금출처에 관해 여러 차례 거짓말을 거듭 한 만큼 믿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넥슨 주식을 매입한 시점 전후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진 검사장의 계좌추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진 검사장이 넥슨에 대한 수사에서 김 회장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등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에 해당하는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 전인 지난 2002년~2004년 8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 파견 근무를 했고, 주식 보유 기간인 2009년 9월~2010년 8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지냈다.
넥슨은 2011년 11월 인기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이용자 1320여만명의 이름과 아이디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안과 관련해 이듬해까지 수사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검찰은 공소시효 10년이 이미 지난데다 넥슨의 내부정보를 이용했더라도 거래 당시 비상장였기 때문에 뇌물죄나 구(舊) 증권거래법을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법무부로부터 지난주 초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대검찰청은 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우선 진행하고 결과가 나온 뒤 검찰총장 명의로 징계 청구를 하는 수순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진 검사장과 관련한 국민적 의혹이 잇따르자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할 정도로 검찰 수뇌부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주 진 검사장을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공동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