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년째 中어선 쌍끌이, 더는 못 참아
- 꽂게철인데 작년의 10% 수준뿐
- 정부, 의아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 대통령이 직접 특별법 제정 나서야
- 中어선 방치하다 자국민 처벌? 안 될 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
지난 5일 새벽 연평도 앞바다가 팽팽한 긴장에 휩싸였습니다. 연평도 북방 해역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2척을 우리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붙잡아서 경찰에 인계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에 바다에 물고기 씨가 마를 정도다 이런 얘기가 나돌았습니다마는 해경도 해군도 아닌 어민들이 중국 불법조업 어선을 직접 나포할 수밖에 없었던 그 상황을 얘기를 좀 얘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연평도에 박태원 어촌계장이 지금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박 계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태원>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지난 5일 새벽 상황을 얘기를 들어봐야 되겠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이었다 하는데 중국어선 몇 척이 와였습니까?
◆ 박태원> 중국어선 약 70척, 80척이 와 가지고 우리 연평도 망향전망대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 7, 800m 인근에서 연평어선들이 중국어선을 나포한 겁니다.
◇ 변상욱> 그러면 나포한 지점은 우리 어선들이 들어가서 마음대로 조업할 수 없는 구역입니까?
◆ 박태원> 네. 맞습니다. NLL선상은 우리 쪽도 못 가고 어느 쪽도 들어가서는 안 되는 지역이었던 건데 중국에서 17년간 불법조업을 자행해 왔기 때문에 꽃게도 안나고 선장들끼리 순간적으로 연락을 해 가지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북한 당국도 그렇고 우리 당국도 그렇고 그 지역에 들어온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에 대해서는 그냥 놔두는 그런 상황인 것 같군요?
◆ 박태원> 영해를 넘어온 선박들은 해경이 퇴치를 합니다. 그런데 원체 세력이 많고 큰 데다가 우리 단속선들이 뜨게 되면 NLL을 넘어갑니다. 넘어갔다가 당국선이 들어가면 또 들어오고. 그리고 야간에는 우리 조업선 옆에까지 내려와 가지고, 자기들 바다인냥 쌍끌이를 해가지고 어족자원 씨를 말리고 황폐화시키고 그리고 폐기물을 버리고 기름 유출을 시켜가지고 지금 연평도 어장 같은 데는 해조류에서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기름 냄새가.
◇ 변상욱> 불법조업해서 싹쓸어가는 것만이 아니고 폐어구들을 내버리고 한단 말씀이군요, 기름 유출까지? 이번에 우리 어민들이 선박 2척을 나포했다 소식은 이렇게 전해졌는데, 선박 1척은 22톤급이라고 하니까 상당히, 우리 어민들의 선박보다 큰 거 아닙니까?
◆ 박태원> 그렇죠. 2배 큰 배죠.
◇ 변상욱> 두 배는 크다? 그럼 위험했겠는데요?
◆ 박태원> 상황이 원체, 어민들이 순식간에 들어닥치고 했어서, 그 사람들도 경황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 변상욱> 한국 어민들이 이렇게까지 화가 나서 막 한꺼번에 들이닥칠 줄 몰랐다, 이런 얘기군요. 붙잡고 보니까 거기 얼마나 실려 있던가요?
◆ 박태원> 조개류하고 소라, 꽃게 알배기가 실려 있었고요. 이미 물건을 갖다가 이주해 놓고 나포가 된 거기 때문에 많은 물량은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물량은, 잡은 물량은 이미 다른 배에 넘겨줘서 실어가지고 간건데도, 그리고 나서 잡은 건데도 그랬군요. 알을 밴 꽃게는 지금 잡을 수 있는 겁니까?
◆ 박태원> 잡아서는 안 되는 거죠. 저희들도 알배기는 다 놔주는 상황인데 이 사람들 그런 거 가리지 않습니다. 어종이란 어종은 싹싹 쓸어가지고 자기 지역에다 보내기 때문에 그것이 더 화가 나는 거죠.
◇ 변상욱> 지금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은 뭡니까?
◆ 박태원> 지금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이 꽃게여야했는데, 금년에는 작년 대비 꽃게 물량은 한 10%가 약간 넘어요, 여기는.
◇ 변상욱> 작년 물량 대비 몇 퍼센트라고요?
◆ 박태원> 10%가 조금 넘습니다.
◇ 변상욱> 10%요? 그러면 빈 그물만 올라오는 거 아닙니까?
◆ 박태원> 거의 빈그물이다시피 해야 된다고 봐야겠죠.
◇ 변상욱> 그러면 액수로 돈으로 환산한다면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까요?
◆ 박태원> 작년 대비 한 100억 이상 정도는... 피해 상황이 올라온 겁니다.
◇ 변상욱> 지금 그런 피해를 계속 당하고 있는 거군요?
◆ 박태원> 앞으로 계속 당할 것 같아요.
◇ 변상욱> 앞으로 그렇고... 연평도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중국 어선을 내쫓거나 잡거나 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 박태원> 저희도 2003년도하고 2005년도로 기억되는데 당시에 저도 꽃게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너무 화가 나가지고 쫓아가서 나포해 온 그런 경험도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또 우리 어민들이 참고 참았다가, 결과적으로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도 저희들 입장에서 당연한 거 아니냐 생각합니다.
◇ 변상욱> 십몇 년을 참은 거네요, 또. 그 이후로도. 그런데 이제 바다를 잘 이해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마는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아예 해경 배들이 그냥 거기 쭉 진을 치고 열을 지어 있으면 넘어오지 못하게 방비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하는데 그렇게는 어려운 모양이군요?
◆ 박태원> 원래 NLL이라는 데는 국가안보구역입니다. 해경이 전담할 수 있는 곳이 아니고 해군이 남북의 민감한 상태에서 경계근무를 서야 하는데 사실상 해경 세력으로는 도저히 이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 변상욱> 그럼 도대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박태원> 글쎄요. 저희들 입장에서는 대형 어초라든가 이런 걸 많이 심어가지고 중국어선들이 연평도 현지에서 가박을 못하고 조업을 못할 수 있는 이런 방법 외에는 별로 특별한 뭐 어떤 대응책이 없다라고 저희들은 보여지거든요. 사실상 17년이 넘게 이렇게 어장을 황폐화시키도록... 그런 거에 대한 대비적 전략이 한 번도 서 있지 않았던 게 좀 아쉽고 최근 들어서 이제라도 한번 하겠다라고 나섰는데, 기왕 시작하는 거라면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서 불법 중국어선들도 조업을 못하게 하는 그것만이 아마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나포된 중국어선 (사진=인천해경 제공)
◇ 변상욱> 중국 어선들이 몰래 와서 그물을 내려서 바다를 갖다 훑는 그 지역에다, 커다란 어초를 쭉 경계선을 아예 그어버린다는 말씀인가요?
◆ 박태원> 그렇죠. 정부가 정부에서 너무 손을 놓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어딘가 모르게 저희들도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왜 진작에... 그러한 방법도 있었는데 안 했을까? 왜 어민들이 떠들 때까지 이것에 대한 대비를 안 했을까? 하는 부분들이 참 아쉽고요. 지금 아까도 앞서 말씀드렸지만 18년째 지금 이런 게 자행되고 있는데 거의 뭐 생태계는 초토화됐고, 조개류까지 싹쓸이하다 보면 그럼 대통령께서 이때쯤 되면 뭔가 서해에다 불법 중국어선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서 어민들이 제도화 속에서 뭔가 새로운 색다른 방법으로 조업을 할 수 있는 그런 대안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이렇게 말하면 엉뚱한 얘기가 되겠습니다마는, 연평도 주민들 숫자가 적어서 표수가 없으니까 그런 건지도 모르겠고 외지의 힘 없는 주민으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너무 손을 놓고 있다 이 말씀에 공감할 수밖에 없네요.
◆ 박태원> 저희 주민들끼리 하는 얘기가, 투표권이 적어서 정부가 신경 안 쓰는 거 아니냐는 사실 다들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 말씀들도 하시는군요?
◆ 박태원> 대한민국 국민이거든요. 국가가 맨날 연평도, 서해5도 주민들이 나라를 위해서 고생한다, 헌신한다 말로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떳떳한 그런 행정자치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거든요.
◇ 변상욱> 이번에 중국어선을 어떻게든 붙잡아서 끌고와서 당국에 넘겼는데, 중국어선들에 있던 조업했던 어부들은 이렇게 되면 구속 처리가 되겠죠?
◆ 박태원> 매스컴을 통해서 구속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구속됐다고 하고. 그런데 혹시 넘어가서는 안 될 선을 넘어갔으니까 우리 어민들이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 박태원> 국가가 지켜줘야 할 상황들을 참다 못해 어민이, 국민이 한 거거든요. 제가 볼 적에는 저희 어민들에 대해서는 가장 경미한 조치가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거는 우리 어민은 안 되고, 중국 어선은 왜 할 수 있는가, 이걸 따지고 싶어요. 우리 어민이 만약 법을 받아야한다면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국가가 단호하게 대처를 못하면서 왜 자국민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 했던 것에 대해서 처벌을 해야 되느냐고 묻는다면 저희들은 또 다른 방법이 나오겠죠.
◇ 변상욱> 아무튼 어민들의 분노도 이만큼, 직접 뛰어들어서라도 중국어선을 나포하고 싶었던 그 수준까지 가 있다는 거는 당국자들이 확실히 알아야겠네요. 그럼 중국 어선들은 우리 어민들이 몸으로 뛰어들어서 처리한 뒤에는 좀 잠잠해진 것 같습니까?
◆ 박태원> 지금 NLL 선상이 바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 야간이면 또 내려옵니다. 속수무책이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 박태원> 참 어처구니없는 현실입니다. 이게 주민들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 변상욱> 오늘 여러 가지 말씀 들었는데 같이 힘을 모아봐야 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태원>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연평도의 박태원 어촌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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