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정호연(쿠바 교민. 한-쿠바교류협회 간사)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 우리나라 외교장관이 쿠바를 방문해 사상 첫 한국-쿠바 외교장관 회담을 가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쿠바는 우리나라와 수교를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마는 한류바람이 아주 거세다고 합니다. 쿠바의 한류열풍을 쿠바 현지를 연결해서 얘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2년 전에 한국인 최초로 쿠바 영주권을 얻은 교민으로 화제가 됐었죠. 정호연 씨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정호연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정호연> 네,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지금 한국과 쿠바 교류협회에서 간사를 맡아서 열심히 뛰고 계시다고 저희가 얘기 들었습니다. 쿠바의 한국 교민이 몇 명이나 될까요?
◆ 정호연> 쿠바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까지 한 20명 정도 됩니다.
◇ 변상욱> 20명이라고 하는 것은 임시로 나가 있는 주재원도 포함하는 겁니까?
◆ 정호연> 네, 다 포함해서 20명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렇지만 1921년에 넘어온 애니깽 후손은 약 1000여 분 정도 살고 계십니다.
◇ 변상욱> 예를 들면 조선시대 한반도에서 가난을 견디지 못해 노동자로 넘어가서 배를 타고 하와이나 멕시코로 건너가셨는데 쿠바로 건너간 분들도 계시군요?
◆ 정호연> 네, 그렇죠. 그분들은 한인 3세, 4세, 5세, 6세 정도 되고. 외모적으로 봤을 때는 많이 혼혈이 진행되어서 한인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한국 후손으로서 약 1000분 정도 살고 계십니다.
◇ 변상욱> 그럼 한국 국적으로 쿠바에 아예 거주를 하면서 거기서 직업을 갖고 일상생활을 영위하시는 분들은 몇 명이나 될까요?
◆ 정호연> 한 2명? 5명 조차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한국인 국적 거주자가 없는 건 역시 수교가 안 돼서 그런가요?
◆ 정호연> 네, 수교가 안 됐기 때문에 쿠바에서 일단 여러 가지 비자라든가 기타 등등의 어려움이 있고요. 또 아직 한국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다고 보시는 것도 맞습니다.
◇ 변상욱> 이곳에서도 쿠바라고 하면 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다들 쿠바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 브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개봉된 이후에 쿠바 가수들도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고 음반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많이들 좋아하고 계신데요. 실제로 쿠바는 그렇게 소개된 것과 똑같은 모습인가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정호연> 음악만큼은 절대 과장이라고 볼 수가 없고요. 아주 다양한 장르에서 흥을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이 너무나도 넘쳐나고 있고요.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그런 음악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쿠바에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오늘 이 얘기를 정말 듣고 싶습니다. 쿠바의 불고 있는 한류열풍은 어떤 형태인가요?
◆ 정호연> 쿠바가 한국하고 아직 수교는 없지만, 아바나라는 채널을 통해서 쿠바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그 드라마가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그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 그리고 K팝까지 같이 들어와서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 변상욱> 그러면 K팝이면 요새 어떤 노래들이 유행입니까?
◆ 정호연> 아이돌 친구들의 젊은 노래죠. 엑소라든가 빅뱅이라든가 투애니원 기타 등등 이런 젊은이들의 음악들이 인기가 좋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드라마는요?
◆ 정호연> 아가씨를 부탁해라든가 시크릿가든, 대장금 그런 것들이 쿠바 채널에 상영이 되고. 그 외에도 한국에서 상영된 대부분의 드라마는 아주 빠른 속도로 쿠바에 들어와서 TV 방송뿐만 아니라 DVD로 해서 많이들 보고 있습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변상욱> DVD나 USB로 서로 나눠보기도 하는 모양이네요. 한국 드라마가 쿠바 사람들한테 어떤 점에서 이렇게 먹힐까요?
◆ 정호연> 일단은 화면이 너무 예쁘고요. 깨끗하고 그리고 남자 배우 여자 배우들도 멋있고 그다음에 드라마가 스토리가 늘어지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것도 매력이 있고. 또 하나는 남자배우, 여자 배우의 베드신이 많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인기 요인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남자배우가 한 여자배우를 위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렇군요. 지금 제일 인기 있는 한국의 연예인이라면 쿠바에서 누구를 꼽을 수 있습니까?
◆ 정호연> 거침없이 이민호 씨죠.
◇ 변상욱> 그래요? 이민호 씨. 이민호 씨가 뭐 때문에 인기가 제일 높죠?
◆ 정호연> 얼굴선이 굵으면서 약간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좋아하기에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외모, 그 다음에 드라마상에 나오는 캐릭터 이런 것들이 어필이 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예를 들면 저희 어릴 때는 책받침에 연예인 사진 넣어갖고 다녔는데. 요새 같으면 연예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캐릭터 상품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까?
◆ 정호연> 쿠바에서 연예인 브로마이드들, 사진 같은 거 붙여놓고 다닌다거나. 심지어는 조그맣게 사진을 오려서 가슴에 품고 다닌다거나 이러한 풍경이 있죠.
◇ 변상욱> 그러면 정호연 간사도 인기가 좋으시겠습니다. 한국에 관한 거는 다 와서 물어볼 거 아닙니까? 주로 어떤 것들을 물어봅니까?
◆ 정호연> 한국의 음식도 많이 물어보고 한국 영화도 많이 물어보고요, 드라마랑 다르니까요. 그리고 한국 남자들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봅니다.
◇ 변상욱>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한류라고 하는 그 흐름을 타고 들어간 문화적인 어떤 현상이나 아니면 작품들에만 관심이 있는 걸까요? 어떻습니까?
◆ 정호연> 한류를 통해서 결국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쿠바 같은 경우는 남한, 북한이라는 개념도 갖고 있는 나라이고요. 한국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한류를 통해서 생기는 거죠.
◇ 변상욱> 남북에 대해서 흔히 외국인들은 막연하게만 비슷한 나라인데 그냥 둘로 갈라져만 있는 듯 이렇게만 생각하는데, 쿠바 사람들은 그거보다는 더 확실하게 알고 있나요?
◆ 정호연> 더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그냥 너희들은 왜 통일을 하지 않느냐. 이왕이면 한 나라로 뭉치면 좋겠다라는 말은 하죠.
◇ 변상욱>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체제가 훨씬 더 우월하고 경제적인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나요?
◆ 정호연> 그렇죠. 여기 오시면 기아자동차라든가 현대자동차, 삼성, LG 기타 등등 가전제품들 한국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한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발전된 나라라는 것은 다 알고 있죠.
◇ 변상욱> 그렇군요. 그러면 드라마도 봐야 되고 노래도 따라 불러야 되니까 한국어도 배워야 될 거 아닙니까, 배우려면 어딜 가서 배웁니까?
◆ 정호연> 지금 한국어교실도 있고요. 정원수보다 항상 지원자가 3배에서 4배 정도로 많고요. 줄을 좀 일찍 서야 되고요. 노력을 많이 해야 됩니다,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 변상욱> 아무튼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어지고 있다니까 기분 상당히 좋습니다. 정호연 간사께서는 앞으로 그 곳에서 어떤 일을 계속 해 나실 건지 어떤 비전 같은 게 있으시겠죠?
◆ 정호연> 지금 저희가 올해 한국영화 6편을 쿠바에 가지고 와서 쿠바 예술산업영화위원회와 함께 공동 주최해서 영화제를 상영했구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님께서 오셔서 축사를 했고요. 가을에는 쿠바 영화를 한국으로 가져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번에 외교부 장관이 쿠바를 방문했습니다. 장관이 와서 정식 교류를 위한 어떤 사전작업을 하는 거에 대해서는 쿠바 현지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 정호연> 글쎄,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서 쿠바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거나 한 상황은 아니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역사적인 만남이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문화 교류는 훨씬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쿠바와의 수교, 외교부가 열심히 추진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잘 되어서 쿠바에 또 한국의 물결이 많이 건너가고 또 쿠바에 대해서도 우리가 좀 많이 배웠으면 좋겠네요. 그 가운데에서 다리 역할을 하시느라고 애를 많이 써 주셔야겠습니다. 정호연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호연>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네, 한국-쿠바교류협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호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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