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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 바다인 대한민국에 '국적선사(國籍船社)'가 없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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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면 바다인 대한민국에 '국적선사(國籍船社)'가 없어진다면

    부산항 신항(사진=자료사진)

     

    태평양과 대서양을 정기적으로 넘나들며 각종 화물을 운반하는 대형 원양선박회사는 대한민국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 곳 뿐이다.

    우리나라는 '반도'라는 지정학 특성상 3면이 바다인데다 수출 위주의 산업구조여서 국적선사의 존재가 중요하다.

    전 세계 선박회사들은 자신들 소유의 선박만으로는 화주들의 주문을 모두 해결할 수 없어 이른바 글로벌 해운동맹이라는 일종의 공동운항 체제를 갖추고 영업을 하는 게 해운업계 특성이다. 마치 항공회사들이 타 항공사와 연결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만약, 우리나라에 국적선사가 없어진다면 원양선박들이 부산항에 들릴 이유가 없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안게 될 경제적 손실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현재 채권단 관리 속에 자체 회생이냐 법정관리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내 건 자체 회생의 조건은 용선료 인하와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3가지로 단 하나라도 실패하면 정상항로 복귀가 어렵다.

    정부가 국적선사 두 곳 모두 침몰하도록 방관하지야 않겠지만, 통·폐합 가능성 등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부산항 허브포트 기능 상실

    제일 중요한 것은 "부산항이 더 이상 허브포트로서의 구실을 못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해운동맹에 속한 원양 정기선들이 부산에 기항했다 일본을 거쳐 태평양을 넘거나, 반대로 부산항을 거쳐 대서양으로 넘어간다.

    대형 선박이 항구에 한번 기항을 하면 이런 저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주 입장에서는 기항하는 항구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

    한국 선주협회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서 처리되는 화물은 매년 1900만개 정도로 이 가운데 1000만개는 환적·환승을 위한 T/S화물이고, 나머지 900만개는 국내에서 나오거나 국내로 들어오는 화물이다.

    이들 화물 가운데 일부는 가까운 동남아 등지로 운송되지만, 절반 이상이 유럽과 미국 등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는 국적선사가 없어지거나 제 구실을 못한다면 원양 정기선들이 굳이 비용을 들여 부산항에 기항하는 대신 중국 상하이 등 주변국 항구에 정박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연간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1900만개 화물 가운데 1000만개 가량인 환적.환승 화물(T/S 화물)을 처리하면서 우리 항만업계가 벌어 온 약 1~2조 원 가량이 증발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수출업체들이 부산항 대신 상하이 등으로 화물을 보내는데 드는 물류비용도 1조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배들이 한번 부산항에 들어오면 기름이나 물, 식량 등 각종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이 기회 역시 없어질 뿐 아니라, 항만 근로자와 컨테이너 트럭기사 등 약 5천 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수주절벽에 놓여 역시 채권단 관리에 놓인 우리 조선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조선 빅3'등 국내 조선소에서 만들어지는 선박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내수) 비중은 5% 정도로 낮기는 하지만, 그만큼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는 주문이 줄 수 밖에 없다.

    한국 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는 "최악의 경우 두 국적선사가 없어진다면 원양 정기선들이 부산항을 찾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각종 경제적 손실에다 두 선사의 매출액 13조원까지 합하면 매년 18조에서 20조 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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