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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무분별한 드론 규제 완화? 재앙의 시작"

    정책입안자, 현장 연구자들과의 소통 중시해야

    - 美, 가장 앞선 로봇, 드론 기술 가져
    - 2020년대, 생활 주변에서 로봇 볼 수 있을 듯
    - 인류, 언제나 최고 기술을 무기로 활용해
    - 기술 아닌 사회 시스템이 신기술 제어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7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재권 교수(한양대학교)

     

    ◇ 정관용> 알파고 충격 벌써 몇 달 됐네요. 그 이후에 우리는 인공지능시대, 인공지능시대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거 눈에 잘 안 보입니다. 이 인공지능이 눈에 보이는 각종 신기술과 결합될 때 인간이 하고 있는 대부분의 일을 대체할 것이다, 이런 얘기인데요. 지금 우리 눈앞에 보이는 신기술은 그 대표 격인 것이 바로 로봇 그리고 드론입니다. 지상에서 뛰어다니는 로봇, 하늘로 날아다니는 드론. 오늘 이 얘기를 좀 나눠보고자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시죠.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한재권> 네,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관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하시는 분이죠?

    ◆ 한재권> 네.

    ◇ 정관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뭐죠?

    ◆ 한재권> 인간을 닮은 형태의 로봇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휴먼같이 보이는 로봇이다 해서 휴머노이드라고 합니다.

    ◇ 정관용> 이것이 아닌 로봇도 많은 거죠?

    ◆ 한재권> 그럼요. 로봇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 정관용> 자동차 조립할 때 쓰는 것도 로봇인데 그건 사람 안 닮았어요.

    ◆ 한재권> 네. 팔만 비슷하게 생겼죠.

    ◇ 정관용> 팔만 비슷하고. 맞아요, 맞아요. 이런 로봇기술과 드론기술이라고 하는 게 공통점이 있어요?

    ◆ 한재권> 네. 기반기술은 비슷합니다. 드론이든 로봇이든 모터를 제어해서 그리고 동력학 기반하여 어떤 운동을 만들어내는 것.

    ◇ 정관용> 움직이게 하는 것.

    ◆ 한재권> 네. 그렇기 때문에 맨 밑의 기반기술로 내려가면 비슷한데 보이는 형태가 다른 거죠. 하나는 하늘로 날아다니고 하나는 지상에서 움직이고.

    ◇ 정관용> 제가 아까 시작하면서 인공지능과 이런 것들이 결합될 때 지금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한다.

    ◆ 한재권>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들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인공지능만 갖고서는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긴 쉽지 않잖아요.

    ◆ 한재권> 어느 한 부분이겠죠.

    ◇ 정관용> 그렇죠.

    ◆ 한재권> 그런데 물리력을 갖게 된다면 이것이 노동력으로 발현되면서 우리가 직업으로 갖고 있는 것들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정관용> 인공지능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요즘 그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오늘 모신 건 지금 그 기술이 도대체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지. 또 그 기술발전 수준이 앞으로 더 신장할 텐데 거기에 따라서 우리 사회는 무슨 대비를 해야 하는지 이걸 좀 듣겠습니다. 먼저 전공이신 로봇, 지금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 한재권> 아직까지는 많이 못 보셨을 겁니다, 우리 주변에서. 그런 이유가 아직까지 상업화되기에 그리고 실제로 쓰여지기에는 좀 미약한 단계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거든요. 최근에 얼마나 빨리 진보하고 있느냐, 이 속도인데 지난 3년간 굉장히 많은 가속력이 붙었습니다. 특히 글로벌 IT기업들, 구글이나 애플 이런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도 어마어마한 양을 투자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투자량과 그리고 사회적인 니즈(needs)가 결합되고 있어서 지금 폭발적인 기술신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가장 앞선 게 그러면 미국이에요?

    ◆ 한재권> 미국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요. 일본이라고 그러는 사람도 있고 미국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요즘에는 미국이 훨씬 앞서가고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뭐까지 할 수 있습니까?

    ◆ 한재권> 기초적인 상호작용은 합니다. 감정이라든가 또는 일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기초적으로 같이 협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왔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몇 세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쉽게 오실 것 같아요. 지금은 돌을 넘어서, 그러니까 1세. 돌을 넘어서 한 2세 정도까지 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냐면 주변 사람들을 인식을 하죠. 얼굴을 보고 아빠, 엄마가 누구인지 알듯이 사람들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이름이 뭐.

    ◇ 정관용> 구별을 해요, 로봇이?

    ◆ 한재권> 네. 그리고 나서 걸어 다니는 게 좀 안정적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아이들도 돌 지나면 걷기 시작하면서 조금 넘어지지만 잘 걷잖아요. 그 정도 수준까지 왔고요. 그리고 어떤 정도의 일을 하게 되죠. 아이들도 장난감 가지고 놀잖아요. 그 정도로 손으로 집어서 뭔가 스스로 일을 하는 그 정도까지 와 있습니다.

    ◇ 정관용> 감정까지 주고받아요?

    ◆ 한재권> 로봇이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는 굉장히 심오한 문제일 것 같은데요. 중요한 건 로봇이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런 로봇과 사람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느냐가 중요한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한재권> 그랬을 때 로봇은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한재권> 사람들은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거든요. 얼굴의 수많은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화났구나.

    ◆ 한재권> 화났다, 슬프다, 즐겁다. 거기에다가 목소리까지 덧입혀지면 파악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 정관용> 소리치는구나.

    ◆ 한재권> 네. 그리고 음색의 변화, 주파수의 변화.

    ◇ 정관용> 그걸 구별해서 로봇이 인식한다는 거죠?

    ◆ 한재권> 네.

    ◇ 정관용> 인식할 뿐 아니라 거기에 맞춰서 대응할 수도 있다?

    ◆ 한재권> 그걸 프로그래밍을 하면 대응이 되는 거죠. 그런 대응되는 프로그램과 로봇이 마주했을 때 그럼 사람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로봇이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내가 막 화를 냈더니 로봇이 나를 대하면서 쭈뼛쭈뼛 거린다. ‘이거 감정이 있네?’ 이렇게 느껴진다는 거죠?

    ◆ 한재권> 우울하다 느껴지면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됩니다.

    ◇ 정관용> 위로의 말도 하고.

    ◆ 한재권>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이런 말 한마디 던지게 프로그래밍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랬을 때 사람들은 로봇과 감정교류를 하게 됩니다. 로봇이 감정교류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감정을 투사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치유 받거나 어떤 행위들을 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만큼 구별해서 인식할 수 있는 능력.

    ◆ 한재권> 까지 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능력을 바로 프로그래밍하면 다른 대응이 나오게끔 하는 건 쉽다. 거기까지 가고 있다.

    ◆ 한재권> 네.

    ◇ 정관용> 지금 2살쯤이라고 했죠?

    ◆ 한재권> 두 살까지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럼 한 10살쯤까지 가려면 몇 년 걸릴까요?

    ◆ 한재권> 그게 10년이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 정관용> 왜요?

    ◆ 한재권> 좀 대응할 시간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가속도를 보면 좀 무서워서. 개발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도 무서운데 다른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어쨌든 이런 기술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3, 4년 안에 10살짜리가 나온다?

    ◆ 한재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지는 못해도 한 10년 이후, 20년 전까지는 우리들 곁에서 일하고 있는 로봇들을 보시게 될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2020년대 후반이 되면 우리들 주변에서는 이미 로봇들이 어떠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겁니다.

    ◇ 정관용> 상호작용하면서 시키는 일 하고 자기가 또 찾아서 하고. 아주 그 비유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10살짜리 아이, 2살짜리 아이 그러니까 이해가 되네요. 좀 있으면 성인이 나타나겠네요.

    ◆ 한재권> 청소년 정도만 돼도 일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힘은 우리보다 훨씬 셀 것이고.

    ◆ 한재권> 그걸 조절하는 게 필요한데 과연 그냥 과학자들이나 시장논리에 맡겨놨을 때 그게 과연 조절이 될 것이냐. 이런 문제, 이런 심각성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인지를 하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잘못하면 무기가 되는 거죠.

    ◆ 한재권> 무기가 될 가능성은 거의 높다라고 봐야 됩니다.

    ◇ 정관용> 그쪽도 연구를 하고 개발을 하고 있죠?

    ◆ 한재권> 제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일 많이 해요?

    ◆ 한재권> 네. 인류기술이 그랬던 것 같아요. 인류기술은 언제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기술을 무기로 쓰려고 했었고요. 그런 세력과 그러한 의지가 어떤 것보다도 셌기 때문에 무기가 되지 않은 기술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건 어디서 투자합니까?

    ◆ 한재권> 주로 국방부. 정부 위주로 투자를 하죠. 예산이 많죠. 그렇지만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비밀이기도 하거니와 공개했을 때 좋은 게 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진행이 돼서 그냥 매체를 통해서는 아마 알려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 정관용> 그래도 전문가들은 아시잖아요.

    ◆ 한재권> 그럼요. 학교를 통하면 다 알게 되죠.

     



    ◇ 정관용> 그러면 제일 앞서 있는 게 또 미국이니까 미국에서 개발된 군사용 로봇은 두 살을 넘어섰나요?

    ◆ 한재권> 우선 사람의 형태가 아닌 로봇들이 많고요.

    ◇ 정관용> 그렇겠네요. 꼭 사람의 형태일 필요가 없으니까.

    ◆ 한재권> 각각 상황에 맞춰진 형태의 로봇들이 지금도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드론도 그중의 하나죠.

    ◇ 정관용> 그렇죠. 무섭네요, 갑자기.

    ◆ 한재권> 무서운 현실이지만 우리가 극복해야 될 현실이기도 하고 인류는 여태까지 그러한 두려움과 기술의 오용, 남용을 잘 컨트롤해서 여기까지 진화해왔습니다.

    ◇ 정관용> 한재권 교수는 요즘 어떤 로봇을 개발하십니까?

    ◆ 한재권> 저는 재난구조형 로봇을 아직까지 끈을 놓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한양대학교로 옮겨서 계속 재난구조형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불났을 때 로봇이 들어가서 사람을 구해오고.

    ◆ 한재권> 그런 꿈을 꾸고 있죠.

    ◇ 정관용> 그리고 불도 끄고?

    ◆ 한재권> 그런 꿈을 아직도 꾸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못 했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가까워지고 있습니까?

    ◆ 한재권> 네. 하시는 분들도 많고 열심히 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제가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시대, 인공지능시대 그러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지금 로봇과 드론이 많이 보인다. 드론은 항공공학이긴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기초가 되는 기술은 비슷하니까. 지금 드론의 발전 정도는 어디까지 와 있다고 봐야 합니까?

    ◆ 한재권> 군용으로, 특히 리모콘이라고 하죠. 리모트컨트롤(remote control), 원격조정으로는 거의 발전할 수 있을 만큼까지는 발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이 쓰이고 있죠. 미군은 전쟁방식을 아예 원격조정방식으로 바꾼 지 오래고요. 무인전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드론이 맨 앞장서 있고요. 특히 MQ1이나 MQ9, 이렇게 모델명은 그런데 프레데터라고 알려져 있는 것들.

    ◇ 정관용> 프레데터?

    ◆ 한재권> MQ1이 프레데터거든요. MQ9은 리퍼, 이렇게 이름들이 있는데.

    ◇ 정관용> 리퍼?

    ◆ 한재권> 네. 이름이 무시무시하죠.

    ◇ 정관용> 포식자.

    ◆ 한재권> 싹 없애버리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얘네들은 지금 전쟁에서 제일 앞서서 하고 있는 그러한 로봇들입니다. 드론들이죠. 물론 폭탄을 투하를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폭탄 투하는 인간이 버튼을 눌러야만 되는 그런 상황이긴 해요. 하지만 전쟁을 막는 가장 최후의 보루가 인간의 윤리성이고 그 막판에 사람을, 생명을 내가 어떻게 해야 된다 하는 그런 윤리적인 방어막이 가장 기초적인 전쟁을 막는 힘인데 그것이 없죠. 왜냐하면 그냥 비디오게임 하듯이 그냥.

    ◇ 정관용> 사람은 가지도 않고.

    ◆ 한재권> 눌러버리니까. 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긴 한데 이것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긴 합니다. 특히 UN을 중심으로. 2013년인가요. 킬러로봇방지대책회의가 시작이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한 3, 4회쯤 됐겠네요. 매년 한 번씩 열리는데.

    ◇ 정관용> 회의 연다고 그런데 각국 정부가 투자를 멈출까요?

    ◆ 한재권> 그런데 대책을 논의하는 중심 기구가 생겼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고요. 거기서 과연 그걸 다 통제를 할 수 있느냐. 그럴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고요.

    ◇ 정관용> UN이 또 강대국이 주도하잖아요.

    ◆ 한재권> 네.

    ◇ 정관용> 그런데 강대국이 또 이런 무기로봇, 무기드론 개발에 가장 앞서 있잖아요.

    ◆ 한재권>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자기들끼리만 하고 나머지 나라는 못 하게 하자. 이런 거 아닐까요?

    ◆ 한재권>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핵무기처럼.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한재권> 하지만 결국에는 믿을 건 사람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제어하지 않는 한 이 로봇이 제어되지는 않을 것이고 로봇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거든요. 그럼 결국 사람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주면 로봇을 우리에게 필요한 도구로 쓰게 할 것이냐? 아니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냐. 지금 그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좀 아까 로봇얘기 할 때는 옆에서 사람을 도와 이런 저런 일을 하는 이런 얘기하다가 이제 무기 얘기가 나왔는데 드론 얘기하면서 너무 갑자기 무기 얘기가 나왔으니까. 드론도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것들은 많죠?

    ◆ 한재권> 그럼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죠. 영상촬영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고 또 예를 들어서 오지에 뭔가 의약품을 전달해 준다든가.

    ◇ 정관용> 그때 네팔 지진 났을 때 의약품 제공해 주는 그런 거 만드는 서울대 무슨 동아리가 있었어요.

    ◆ 한재권> 아, 네.

    ◇ 정관용> 그 친구들도 한 번 나왔어요.

    ◆ 한재권> 조지아공대에서 휴학하고 온 그 친구.

    ◇ 정관용> 맞아요. 엔젤스윙이라는 벤처회사를 만들어서.

    ◆ 한재권> 저도 주목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결국에는 사람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로봇은 로봇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로봇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컨트롤해 나갈 것인가의 사람에 대한 문제로 귀결 지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게 단지 촬영뿐 아니라 배달도 다 가능하다고 하고, 좀 있으면. 이렇게 돼서 무인배달 또 교통체증도 필요 없는 이런 게 나오다 보니까 대뜸 등장하는 게 사생활 침해.

    ◆ 한재권> 사생활 침해도 문제고 그리고 유통업에 변혁이 올 텐데 그때 직업의 변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도 문제죠.

    ◇ 정관용> 또 함부로 막 날아다니면 비행기랑 충돌하게 되면 어떻게 합니까?

    ◆ 한재권> 그런 모든 것들을...

    ◇ 정관용> 날아다니다가 기계결함으로 폭파해버리면?

    ◆ 한재권> 그럴 수도 있죠. 위험하기도 하죠.

    ◇ 정관용> 무기가 아니게 만들었는데도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 한재권> 그럼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모든 것들을 제어하는 것은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제도고 법이고 그렇게 해서 이것을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어갈 것인가. 사회 시스템이 로봇을 제어하지 기술로 이것을 제어하려고 하면 끝도 없는, 그냥 반복이거든요. 어떤 기술도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자동차가 우리에게 안전하게 인식된 이유도 신호등이 나타났기 때문이고 차선과 인도를 구분했기 때문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 한재권> 그 이전에는 자동차도 킬러로봇이었습니다. 킬러머신이었죠.

    ◇ 정관용> 규칙도 없으니까.

    ◆ 한재권> 네. 마차 시절에는 말은 사람이 앞에 보면 자기가 서는데 얘는 지능이 없으니까 그냥 밀고 들어가잖아요.

    ◇ 정관용> 맞아요.

    ◆ 한재권> 그래서 킬러머신이라고 불렸거든요. 그런데 그걸 제어할 수 있었던 건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제도였기 때문이고. 신호등을 만들어서 차들을 제어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도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냐. 그 사회 시스템 안에서 로봇을 존재하게 할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최근 우리 정부도 창조경제 이런 얘기를 하면서 각종 산업에 불필요한 규제 풀어라, 풀어라 그러면서 드론과 관련된 규제 다 풀자,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일각에서 그걸 굉장히 걱정하면서 지켜보거든요.

    ◆ 한재권> 저도.

    ◇ 정관용> 그 대목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드론과 관련된 규제는 어떻습니까?

    ◆ 한재권> 드론 규제가 불필요하게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어디서 띄우려고 해도 띄우지 못 해요. 실험을 못 하죠. 그런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모든 규제를 풀어라. 이것도 아닌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한재권> 그러니까 정책을 입안하시는 분들이 사실은 이렇게 말씀하시면 죄송하지만 공부 좀 하셔야 됩니다. 어떤 게 필요하고 어떤 게 필요 없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필요 없는 규제만 풀어줘야 되는데 이건 안전규제까지 다 풀겠다, 이래버리면 이건 사고 나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한재권> 그렇게 무책임하게 정책을 입안하시면 안 됩니다.

    ◇ 정관용> 지금 안전규제까지 다 풀기로 된 건가요?

    ◆ 한재권> 뭐가 안전규제고 뭐가 개발을 저해하는 규제인지 그것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구별도 안 된 상태로 지금 일단 대통령은 ‘다 풀어라’라는 식의 지시가 된 거예요?

    ◆ 한재권>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그렇게까지 실무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는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이 나오고 있다라는 자체가 좀 더 무섭죠. 저는 로봇보다 더 무서운 게 그렇게 일방적으로 흑백논리로 모든 정책을 입안하는 이게 결국은 재앙의 시작이라고 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한재권> 드론에 대한 규제 많이 풀어야 될 게 많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연구를 제대로 못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게도 뒤처지고 미국에게도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말을 좀 귀 기울여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방금 저가드론시장이나 이런 개발에 있어서는 중국이 아주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는 얘기를 제가 들은 바 있는데 방금 우리가 중국한테도 뒤처져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진짜 그런 거예요?

    ◆ 한재권> 네. 시장점유율 70%는 중국산입니다. 그리고 나서 미국이 그다음이고 그리고 프랑스 정도? 이 정도이고 우리나라는 드론에 있어서 그렇게 크게 앞서가지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훌륭한 연구자분들 굉장히 많거든요. 특히 송골매를 개발하셨던 한국 KAI에서. 그분들이 회사도 차리시고 각종 벤처기업, 중소기업들 해서 훌륭한 기업들이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큰 투자와 전략적인 것들이 엮여지지 않고 있어서 다 각자 개별적으로 열심히 하고 계세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한재권> 그러다 보니까 저가에서는 중국에게 지고 기술적으로는 미국에게 지고 이런 샌드위치 상황입니다.

    ◇ 정관용> 중국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길래 이 저가드론에서 이렇게 압도적으로 세계 1위로 나간 겁니까?

    ◆ 한재권> 물론 생산력이죠. 생산력이고 그리고.

    ◇ 정관용> 싼값에 만들 수 있으니까.

    ◆ 한재권> 네. 그리고 정부가 굉장히 많이 밀어준 그런 것도 힘입었고요. 그런데 그게 과연 올바른 모델이냐 아니냐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또 우리만의 모델이 있을 텐데. 그 중국의 저가공세에 당할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부품 값이 비싸고 제조 값이 너무 싸고 이러니까. 그런데 우리는 우리만의 분명히 장점이 있을 거고 가격으로 승부하는 게 아닌 뭔가 콘텐츠적인 그리고 뭔가 문화적인 이런 면으로 우리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좀 정리해서 로봇, 드론 이런 것을 다 통칭해서 미래의 어떤 신기술 관련된 정부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 한재권> 정부 정책 입안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자신의 전공도 아니었던 부분을 자기가 책임지고 하라니.

    ◇ 정관용> 게다가 계속 변하는데.

    ◆ 한재권> 네. 그거 자기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답은 결국에는 커뮤니케이션, 소통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연구자들하고 소통해서.

    ◆ 한재권> 연구자들, 특히 진정성을 가진 연구자분들과 많은 대화와 많은 소통을 통해서 분명히 좋은 정책을 만들어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 정관용> 드론이든 로봇이든 이걸 이용하시는 분들한테는?

    ◆ 한재권> 로봇, 드론, 신기술 다 보면 처음에는 무섭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무섭지 않았던 기술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잘 이용해왔고요. 이용해 왔기 때문에 인류가 여기까지 진보해왔고요.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애정을 쏟아주시면 관심 받은 아이가 올바른 아이로 자라듯이 이 부분도 관심의 양과 애정의 양에 따라서 잘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정관용> 낙관론자시네요.

    ◆ 한재권> 낙관론을 펼쳐야 되는 입장에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그 비유도 적절한 것 같아요. 관심을 많이 받은 아이가 바른 아이가 되듯이 로봇과 드론, 어차피 있을 수밖에 없는 거라면 많은 사람이 관심 가질수록 바른 용도로 쓰이는 로봇과 드론이 더 많아질 것이다. 나쁜 용도로 쓰고자 하는 것도 계속 개발되겠지만 그걸 막을 수 있는 게 관심이다?

    ◆ 한재권> 그게 사람의 힘이고 약속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한재권>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양대 융합시스템학과의 한재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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