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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이 거기 있어서…히말라야 트래킹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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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이 거기 있어서…히말라야 트래킹의 정치학

    문재인 전 대표 네팔행…양승태 대법원장, 박원순 시장은 트래킹 중 '낭보'

    (사진=문재인 전 대표 블로그 캡처)

     

    히말라야, 로키산맥 트래킹, 백두대간 종주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네팔 행을 계기로 우연치곤 특별한 정·관계 저명인사들과 산에 얽힌 일화가 화제다.

    문 전 대표는 다음 주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해 현지의 한국인 자원 봉사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히말라야 산맥의 트래킹 코스를 걸으며 지난 정치 행로를 돌아보는 기회도 갖기로 했다.

    한 측근은 "네팔 방문 기간 중 성찰과 침잠, 묵상의 시간을 갖는 순례길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에게 히말라야 트래킹은 지난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뒤 히말라야에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이 발생하자 급거 귀국했다.

    히말라야 등반은 문 전 대표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네팔 방문에선 '중단된' 트래킹을 완주할 계획이다.

    4.13총선 이후 지방 여정을 소화했던 문 전 대표는 여의도 정치와 멀리 떨어진 히말라야에서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향후 대선 국면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원장의 경우는 로키산맥 트래킹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양 대법원장은 2011년 2월 대법관으로서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등정한데 이어 로키산맥을 트래킹을 마치고 네바다 산맥을 걷고 있었다.

    법조계 전관예우 문화가 지금보다도 훨씬 심했던 당시, 대형 로펌의 숱한 러브콜과 변호사 개업 유혹을 뿌리치고 훌쩍 떠나있던 참이다.

    하지만 안나푸르나에 이어 북미대륙으로 건너가 미국 네바다 산맥의 '존 뮤어 트레일' 360㎞ 트래킹 코스를 밟다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서둘러 귀국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대법원장에 지명받은 것이다.

    청와대는 당시 양 대법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다 수차례 통화 시도 끝에 대통령의 뜻을 전했고, 양 대법관은 고심 끝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장 후보로 박일환 당시 법원행정처장과 목영준 헌법재판관 양자 경합설이 유력했지만 이 대통령은 양승태 대법원장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정치 인생에 뛰어들게 됐다. 2011년 9월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던 중이었다.

    박 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당시 서울대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전해듣고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며칠 뒤 안철수 대표로부터 "시장 후보를 양보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급히 서울로 돌아와 출마 의사를 확정했다.

    박 시장은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이 많았는데 잠을 자기 위해 높은 산에서 재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마침 인터넷이 터졌고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이 (안철수 교수의 양보) 소식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일화로 인해 정치권과 법조계 주변에선 "뭔가 큰일을 하려면 트래킹부터 해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다른 건 몰라도 대자연의 웅장함 앞에서 현실정치의 찌든 때를 씻고 겸허의 미덕을 배울 수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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